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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캐 진상품 저장 석빙고로 운반해 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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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안동석빙고보존회원들이 얼어붙은 강에서 톱으로 얼음을 자르는 채빙 행사를 재연하고 있다. 지난해 행사 사진이다.

석빙고에 얼음을 채우는 장빙제(藏氷祭)가 16일 안동시 남후면 광음리 암산유원지 등지에서 열린다.

안동 전통문화콘텐츠개발사업단(단장 고영학)이 주관하는 ‘2010 안동석빙고 장빙제’는 조선시대 임금 진상품인 낙동강 안동은어를 저장했던 안동석빙고(보물 제305호)에 어떻게 낙동강 얼음이 채취돼 운반되고 저장되었는지 보여 주는 채빙과 운빙·장빙 등의 과정을 옛 방식대로 재연하는 행사다.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 얼어붙은 암산유원지에서 채빙으로 시작된다. 채빙 행사는 풍물패의 길놀이 속에서 반달 모양 대형 톱으로 강 얼음 자르기와 꼬챙이로 얼음 끌어올리기, 목도로 얼음 운반, 소달구지로 실어 나르기 등으로 이어진다. 안동석빙고보존회는 소한인 지난 5일부터 이곳에서 매일 강 얼음을 채취하고 있다.

오후 2시 운빙 행렬은 얼음 실은 소달구지와 풍물패가 한데 어우러져 안동댐 아래 안동석빙고 입구까지 이르게 된다. 그러면 예안현감은 선성현객사에서 초헌관으로 사한제(司寒祭)를 올린다. 겨울에 농사가 지장을 받을 정도로 날씨가 춥지 않을 경우 임금(성종 6년, 영조 45년)이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에 근거한 의식이다.

이어 석빙고 입구에서 얼음을 넣을 장정들이 얼음이 녹지 않고 잘 보관되도록 해 달라며 장빙제를 지낸다. 제사를 마치면 장정들은 4인1조가 돼 물푸레나무 목도로 가로 150㎝ 세로 30㎝ 무게 80㎏의 얼음을 져 나른다. 얼음은 미끄러지지 않도록 짚과 왕겨 등에 싸여 석빙고에 차곡 차곡 채워진다.

행사가 끝나면 참석자들은 모닥불로 구운 안동은어를 맛보고 잔치국밥·안동간고등어·막걸리 등을 함께 나누며 뒤풀이를 체험하게 된다. 안동석빙고보존회는 2002년부터 소한과 대한 사이 가장 추울 때 이 장빙제를 재연해 왔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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