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년간 원전 80기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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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울산 고리원전 제2건설소 원전 4호기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웃고 있다. 왼쪽부터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 대통령, 윤증현 기획 재정부 장관, 김쌍수 한국전력 사장,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종신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조문규 기자]

정부가 한국전력공사를 통해 2030년까지 8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직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원전 핵심 기술도 2012년까지는 국산화할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13일 고리 원자력발전소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 이 같은 내용의 ‘원자력발전 수출 산업화 전략’을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을 수출하게 되면 다른 상품에 대한 인식도 좋아질 것”이라며 “새로운 공법을 계속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개도국뿐 아니라 선진국 시장까지 진출하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추산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전 세계에서 430기의 원전이 건설될 계획이다. 지금까지 원전을 지어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프랑스·일본·캐나다·러시아 등 다섯 나라뿐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말 UAE에 원전 4기의 수출을 성사시킨 것을 계기로 해외시장에 뛰어들었는데, 2012년 10기를 포함해 2030년까지 80기를 수출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대로 실현된다면 원전으로만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출액보다 많은 4000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된다. 또 이 분야에서 156만70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기고,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매출은 27조원 불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966억원을 투입해 2012년까지 원전설계코드와 원자로 냉각재 펌프, 원전제어계측장치 등의 3대 핵심기술을 완전 국산화하고, 이를 새로 짓는 신울진 1, 2호기에 적용키로 했다. 또 민관이 함께 4000억원의 연구개발(R&D)비를 투자할 계획이다. 개발이 끝나면 현재 60년인 원전 수명은 80년으로 늘어나고 건설 공기는 52개월에서 36개월로 줄어든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날 이 대통령은 고리 원전을 둘러보면서 “나는 과거 원자력 1, 2호기를 건설할 때 자주 왔던 사람 중 하나”라며 “준공식 때(1981년) 마지막으로 다녀간 것 같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에 재직하면서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0기 중 12기의 건설에 참여했다.

최현철·남궁욱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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