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성재 영화계 진출후 승승장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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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4면

70 년생. 고등학교 3학년 때 난데없이 "신학교에 가겠다" 고 선언, 부모를 놀라게 했다가 방향을 바꿔 재수 끝에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다.

정훈병으로 군에 자원 입대했으나 결국 아무 상관없는 국방부에 배치돼 서류 정리만 실컷 하다 제대했다.

두 번 낙방 끝에 MBC 탤런트 공채(24기)에 합격했다. '올가미' 의 박용우, '아나키스트' 의 정준호가 동기다. 공채 합격 후 이름이 알려지기까지 2년여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단역 생활을 했다.

"주인공에게 딱 한 번 질문을 던지는 기자역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촬영을 기다리며 나름대로 연구를 했어요. 취재수첩에 적어 놓은 질문을 보며 대사를 하기로 결심했죠. 촬영이 시작되고 대사를 하자마자 PD가 '야, 그걸 못 외워서 보고 읽니' 라며 다짜고짜 엄청나게 욕을 퍼붓더군요. 지금도 못 잊어요. "

드라마 '거짓말' 에서 우수에 찬 미술가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뒤 영화계에 입문했다.

제작은 '자귀모' 가 먼저 들어갔으나 '미술관 옆 동물원' 이 먼저 개봉, 결국 데뷔작은 '미술관 옆 동물원' 이 됐다.

"참 다행" 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미술관 옆 동물원' 으로 98년 대종상.백상예술대상.영화평론가상.춘사영화상의 신인남우상을 휩쓸며 단숨에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지난해 최고 흥행작 '주유소 습격사건' 으로 청룡영화제 신인남우상을, 올해 '플란다스의 개' 로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받는 등 평론가와 관객 양쪽으로부터 모두 호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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