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장관급회담 첫날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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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관급 회담 첫날인 29일 남북한은 공식회담을 하지 않는 대신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을 둘러보고 민속무용 공연을 관람하는 가벼운 일정으로 회담을 준비했다.

전금진(全今鎭) 북측 단장은 박재규(朴在圭) 남측 수석대표를 맞아 대동강.단군릉 관광과 공연일정을 제시,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끄는 모습.

○…대표.수행원 각 5명과 취재진 10명, 지원인원 15명 등 대표단 35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1001전세기는 김포공항을 오전 11시7분에 출발해 서해상공을 거쳐 평양 순안공항에 낮 12시쯤 도착. 10여분간의 공항 환영행사 뒤 승용차 9대와 승합차 3대에 나눠 탄 대표단은 낮 12시23분쯤 숙소인 고려호텔에 도착. 호텔에서 기다리던 북측 全단장은 2층 회의실로 안내한 뒤 10여분간 환담.

全단장이 "1차 회담 때는 허심탄회한 대화로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 며 "이번엔 한걸음 더 나아가 좋은 결과를 내놓자" 고 말을 꺼내자 朴수석대표는 "세번째 방문인데 자주 오니 제주도 오는 기분" 이라며 "성과를 낼 수 있게 단장 선생께서 특별히 힘써 달라" 고 대답. 대표단은 오후 7시 만수대예술극장에서 홍성남(洪成南) 북한 총리가 마련한 환영만찬에 참석. 체코 프라하 공대 출신의 洪총리는 대표적인 북한의 경제통.

○…남측 대표인 김종환(金鍾煥.육군중장)국방부 정책보좌관은 90년대 초 남북 고위급회담에 대표로 참석했던 정호근(鄭鎬根) 합참의장.송응섭(宋膺燮) 합참 1차장.박용옥(朴庸玉) 국방부 군비통제관 등에 이어 네번째 군장성 방북을 기록.

○…인민문화궁전 1층 회담장(80평) 벽면에는 '제2차 북남 상급회담, 주체89(2000)년 8월 29~31, 평양 인민문화궁전' 이란 흰색 바탕에 파란색 글씨로 된 현수막이 걸렸다.

이 곳은 평양 정상회담 때 이희호(李姬鎬)여사가 유미영 등 북한 여성인사와 만난 장소. 남측 상황실장인 손인교 남북회담 사무국장은 "朴수석대표의 목소리가 작으니 마이크 볼륨을 올려달라" 고 북측에 주문하기도.

이영종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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