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자산 버블, 인플레 징후 없을 듯…국내 vs 해외 주식에 6:4 분산 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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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주가는 하락 속도와 하락 폭이 클수록 이듬해엔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2009년 주식시장이 그랬다.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 긍정적인 기업 실적 발표가 더해져 주식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변수가 많다. 기업 이익의 성장 속도가 유지될 것인지, 시장 정상화를 위한 기준 금리 인상은 언제 이뤄질지 등이 관심 포인트다.

올해 주식시장은 지난해 주가가 크게 오른 까닭에 조정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시장이 다시 침체로 돌아설 만큼의 심각한 자산 거품과 과도한 인플레이션 징후는 없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시장의 조정은 감내할 정도의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단기 조정 때마다 주식 비중을 확대해 가는 방향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기를 추천한다.

특히 내수와 기업 실적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해외에 투자되는 국내 설정 펀드의 비과세 종료로 해외 펀드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는 전술적 투자 기회로서 활용해도 좋을 것이다. 주식 투자 금액 가운데 60%를 국내에, 40%를 해외에 배정하자. 다만 현재 투자한 금액을 유지하고,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의사가 없는 투자자라면 목표 수익률을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대한 만큼의 수익률에 도달할 때 이익 실현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 뒤 재투자 여력을 갖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대형 성장주 펀드를 중심으로 포토폴리오를 구성하자. 해외는 견조한 내수 회복이 기대되는 중국과 정치적 안정으로 투자 환경이 개선돼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인도가 매력적이다. 원자재 부국으로 대변되는 브라질과 러시아 중에선 금융 시스템과 지표가 더 안정적인 브라질 관련 펀드가 유망하다.

금리 인상 시기와 유동성 변화를 살펴야 한다. 지역적으로 속도 차이가 있지만 글로벌 경제는 점차 회복 단계로 접어들었다. 2010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이 여러 차례에 걸쳐 상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환율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 미국 달러의 전반적인 약세 기조로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자금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 유입이 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낮은 수준에서 완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헤지용으로 원자재 펀드에 투자하되 투자 비중은 포토폴리오의 10% 정도가 바람직하다.

민혜성 한국씨티은행 방배중앙지점 씨티골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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