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크렌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서울 전시가 구겐하임전보다 더 우수한 것 같습니다.백남준씨의 50~60년대 작품 일곱점이 새로 추가된 것도 좋고요. "

지난 23일 백남준전 관람을 위해 방한한 토머스 크렌스(사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장은 "전시장이 바뀌니까 전혀 새로운 작품처럼 신선하게 보인다" 고 말했다.

뉴욕 구겐하임은 호암.로댕갤러리에서 10월 29일까지 열리는 '백남준의 세계' 전을 삼성미술관과 공동주최하고 있다.

그는 "우리 미술관은 지난 5년간 리히텐슈타인 등 20세기 대가들의 회고전을 열어왔는데 백남준전이 그중 백미였다" 면서 "마지막 보름간은 매주 3만5천명의 관객이 들어 신기록을 세웠다" 고 소개했다.서울전은 개막 1개월 만에 관객 6만명을 돌파했다.

크렌스 관장은 "백남준의 작품은 1982년 휘트니 미술관 회고전에서 처음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면서 "첨단 테크놀러지를 사용하는 그의 작품은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 이라고 평가했다.

1996년 호암갤러리의 구겐하임 소장품전 이래 4년 만에 방한한 크렌스 관장은 "종묘의 건축물은 세계적으로도 뛰어난 작품" 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 건축에 관심이 많다.

그는 "당초 2002년 월드컵에 맞춰 한국 전통건축전을 구겐하임에서 열 계획이었다" 고 소개하고 "그러나 실물 모형을 재현할 목수를 구해야 하는 등 준비가 복잡해 2003년 이후로 연기했다" 고 밝혔다.

"백씨 외에 한국의 현대미술가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느냐" 는 질문에는 "베니스 비엔날레 심사 등을 통해 강익중.이불씨를 접해봤을 뿐 잘 알지 못한다" 고 답했다.

89년 취임한 크렌스 관장은 뉴욕 소호(92년), 베를린(97년), 스페인 빌바오(99)등의 분관을 내며 미술관 세력을 확장해 왔다.

그는 "매년 3백만명의 관객이 전세계 구겐하임을 찾고 있다.대중을 향한 미술의 발언권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스케일도 중요한 요소" 라고 말하고 "1~2개월 후에는 디지털 미술관의 청사진도 발표해 인터넷 기능을 강화할 예정" 이라고 소개했다.

뉴욕 주립대 예술학 석사, 예일대 경영학 석사인 그는 윌리엄스대 미술사 교수, 매사추세츠 현대미술관 관장을 거쳤다.

글〓조현욱.사진〓변선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