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장에 비친 북한 생활상] 시계 고맙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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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시계가 좋긴 하지만…' .

이산가족 남측 방문단들이 북의 가족들을 위해 챙겨간 선물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손목시계. 북한에 시계가 귀하다는 얘기를 들은 사람들은 대부분 몇천원짜리부터 10만원대의 제법 값나가는 것까지 서너개씩 준비해갔다.

방북단의 한 사람은 "평양시민을 만나보니 시계 찬 사람이 거의 없어 '시계를 사오기 잘했구나' 하며 내심 흐뭇했다" 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의 가족들은 시계를 보고는 그다지 반가운 기색이 아니었다.

나중에 북한측 안내원으로부터 들어 알게 된 '시계가 반갑지 않은 이유' 는 배터리 때문이었다.

손목시계는 귀한 물건이기는 하지만 시계에 넣는 수은전지를 구하기가 어려워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시계는 쓸모없는 물건이 되고 만다는 것이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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