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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케리 첫 TV토론…'북핵'이 핵심 쟁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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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 공화당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 존 케리 상원의원의 첫번째 대통령후보 TV토론회에서 북한의 핵 개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대학에서 지난달 30일 오후 9시(동부시간) '외교정책과 안보'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부시 대통령과 케리 후보는 북한의 핵 개발, 6자회담의 성과와 북.미 간 양자회담 여부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미 대선에서 한반도가 핵심 쟁점이 된 것은 1952년 공화당 후보인 아이젠하워가 "한국전쟁을 끝내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이후 반세기 만에 처음이다. 북핵 문제는 민주당의 케리 후보가 토론 후반부에 부시 대통령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토론의 핵심 주제로 부각됐다.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은 대량살상무기를 용납할 수 없다며 이라크와 전쟁까지 했지만 북한은 지금 4~7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가 대통령이 되면 즉각 북한과 양자회담을 열어 핵 문제는 물론 휴전협정과 경제 문제, 인권 문제, 장사정포 배치 문제, 비무장지대 문제 등을 모두 테이블에 올려놓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양자회담을 하는 순간 6자회담은 좌초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바로 김정일이 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6자회담은 반드시 계속 추진돼야 하고 지금까지 효과가 있었다"면서 "중국을 지렛대로 이용해야 하고 김정일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미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잘못하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직후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케리가 잘했다는 응답이 53%였고 부시가 우세했다는 건 37%였다. 이 같은 결과가 부시 대통령에게 4~9%포인트가량 뒤지고 있던 케리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얼마나 기여할 것인지 주목된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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