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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상봉] 상봉자 없는 '아바이 마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

실향민들이 몰려 사는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아바이 마을' . 이산가족들이 서울과 평양에서 50년 만의 상봉을 한 15, 16일 이 마을 실향민 1세대들은 하루종일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했다.

떨어져 있던 모자.형제.부부가 부둥켜 안고 통곡을 할 때는 마치 자신들이 고향에 두고온 가족들을 만나기라도 한 듯 눈물을 흘렸다.

혹시라도 텔레비전 속에서나마 고향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함경남도 북청이 고향인 여석창(呂錫昌.75)씨는 "남들이 꿈에도 잊지 못하는 가족을 만나는 것을 보니 너무 부러웠다" 며 "세상의 어떤 만남도 이처럼 감동적인 것은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5백여명의 실향민 1세대들이 정착한 아바이 마을 사람들은 6.15 공동선언 후 고향방문 기대에 들떠 마을잔치까지 열었지만 상봉단에 한명도 포함되지 않아 실망이 컸다. 서울의 전문대 학생들로부터 위로공연을 받기도 했다.

노인회장 박임학(71.朴林學)씨는 "9, 10월 교환방문 때는 우리 마을 사람들도 고향에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속초〓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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