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도시 기대 업고 … 대구 혁신도시 조성 ‘가속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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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대구시 신서동 대구혁신도시 건설 현장에서 건설단 관계자들이 공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5일 오후 대구시 동구 신서동 혁신도시 건설현장.

매서운 바람 속에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땅을 파고 있다. 새해 초부터 혁신도시 공사장에 중장비의 기계음이 울려 퍼진다. 마을과 논·밭 등 옛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혁신도시 입구인 1공구의 기반시설공사 공정률은 59%. 상·하수도관 설치가 이미 끝났다. 2, 3공구는 각각 1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혁신도시사업단 장계봉(49) 차장은 “연말 기반시설공사가 끝나면 혁신도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혁신도시 조성사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입주 예정 공공기관이 잇따라 부지 매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시화하는 이전작업=한국사학진흥재단 임동오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30일 대구혁신도시건설단을 방문했다. 임 이사장은 현장 사무실에서 혁신도시 조성사업을 맡고 있는 김호경 한국토지주택공사 대구경북본부장과 부지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사학진흥재단은 9412㎡의 땅을 83억원에 구입해 사옥을 짓는다. 이날 한국감정원도 터를 사들이는 계약을 맺었다. 본사와 연수원 건축 부지로 2만8055㎡를 250억원에 사기로 했다.

앞서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12월 16일 7만9711㎡의 부지를 사들이기로 계약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9월 사옥 신축공사(사업비 1800억원)의 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이들 기관은 연말이나 내년 초 사옥 신축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 김현호(56) 혁신도시지원단장은 “부지 매입 기관 수로 보면 대구의 진도가 가장 빠르다”며 “예정대로 2012년 말 혁신도시를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반기에 모든 이전기관이 부지를 매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족도시’ 기대감 커=공공기관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일 대구를 방문해 “혁신도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 논란과 함께 제기된 혁신도시 수정 가능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시는 혁신도시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것이 주효했다고 주장한다. 각종 연구소와 제약업체가 입주하면 신도시(혁신도시)가 자족도시로서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 기관 임직원들도 이런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시는 지난해 7, 10월 이전 대상 기관의 임직원 가족을 대구로 초청해 혁신도시의 이점을 설명했다. 교육 여건이 우수한 수성구와 자동차로 10분 남짓 거리인 데다 의료단지가 조성되면 어느 지역보다 주거 환경이 좋은 신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호 단장은 “이전기관 직원들이 대구의 교육·문화적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대구혁신도시=대구시 동구 신서·각산·대림 등 9개 동 421만6000㎡에 건설되는 신도시. 한국가스공사 등 11개 공공기관(중앙119구조대 제외)이 이전한다.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6601호에 인구 1만9000명이 거주하게 된다. 이곳 102만9000㎡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가 들어선다. 1조5347억원이 투입되며 2012년 말 완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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