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유주열] G2시대의 원년을 맞이한 韓中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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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금년은 인류가 처음 맞이했던 Y2K의 첫 10년의 흥분이 가라 앉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해이다. 21세기는 아시아의 세기 특히 중국의 세기라고 일찍이 아놀드 토인비등 미래학자들이 이야기해 왔다. 실제로 지난 10년을 보면 이러한 중국의 세기를 예고하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 났다. 미국에서 일어난 2001년 9.11 테러 사건을 시작으로 이란 및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전쟁을 거쳐 미국발 금융위기는 20세기 후반의 세계를 이끌어 왔던 미국의 엔진이 기력을 다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세계는 새로운 엔진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중국은 개혁 개방이후 30년간 연평균 8%라는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이제 외화보유고 세계1위 수출액 세계1위에 이어 조만간 GDP 세계2위의 위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얼마전 고펜하겐의 세계기후회의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미국과 함께 G2국가서의 위상을 손색없이 보여주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기자가 뽑은 2009년의 최대 뉴스는 단연 중국이 미국과 함께 G2에 등극한 것이라고 한다. 13억의 인구에 유럽전체와 막 먹는 대륙을 국토로 가진 중국은 핵을 보유하고 有人 인공위성을 띄우는 나라이다. 중국은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 안보등 종합적으로 G2국가임을 부인할 수없게 되었다.
금년은 중국으로서는 G2국가로서의 원년이다. 금년부터는 중국은 과거의 소극적인 태도를 바꾸어 새로운 몸집에 맞추어 미국과 함께 세계질서 개편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세계질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중국이 내전에 휩싸여 있을 때 당시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만들어 진 것으로 중국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은 20세기초 세계질서개편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때는 떠오르는 국가는 미국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이후 미국의 부상에 모두 놀라워하고 있을 때 당시 세계 최강의 영국이 이러한 상황을 쉽게 수용하였다. 영국이 미국의 새로운 위상을 인정하기 시작하자 국제관계에서 영국의 영향력이 급격히 사라졌다. 지난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중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의 새로운 위상을 쉽게 인정하고 있다. 중국의 주변국가들은 과거 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영향력이 앞으로는 서서히 줄어 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 기업인의 노력과 함께 동일 문화권과 재중동포들의 지원등 유리한 배경으로 수교 18년의 짧은 기간에 우리의 교역1위, 투자1위 그리고 인적교류1위의 상대국가가 되었다. 그러나 금년부터 명실공히 G2 국가로 등극한 중국과는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파라다임을 통한 한중관계의 정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본부와 재외공관에서 대 중국 외교역량을 강화하고 국내의 중국 전문가 양성에 힘써야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대학 및 각종 연구소에 부설된 중국관련 연구소를 활성화하여 G2시대에 걸맞는 차원 높은 한중관계를 수립해야한다. 우리가 21세기 선진국이 되고 한반도의 제반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은 중국과의 국제관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유주열 전 베이징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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