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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삼성이 울린 두 남자, 삼성을 울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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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모비스가 3일 홈인 울산에서 삼성에 85-79로 역전승했다.

단독 선두지만 이번 시즌 모비스는 삼성에 1승2패로 뒤지고 있었다. 이날도 삼성은 3쿼터 1분까지 39-31로 앞섰다. 그때 무서운 복수 드라마가 시작됐다. 삼성을 무너뜨린 선수는 함지훈이나 양동근·던스톤 같은 모비스의 주력이 아니었다. 삼성이 버린 두 선수, 박종천과 애런 헤인즈였다.

박종천은 지난 시즌까지 삼성에서 뛴 포워드다. 2003년 ‘문경은을 이을 선수’라는 기대감 속에 드래프트 4번으로 입단했으나 6시즌(군대 2년 포함) 동안 벤치를 데웠다. 처음엔 이규섭에게 밀렸고 이후 김동욱·차재영 등에게도 자리를 빼앗겼다. 이번 시즌 혼혈 선수인 이승준까지 들어오자 그가 앉을 벤치도 없었다. 방출되다시피 모비스에 왔다.

박종천은 3쿼터 1분 그의 자리를 빼앗은 차재영의 공을 빼앗았다. 속공을 성공시키면서 차재영에게서 반칙도 얻어냈다. 한꺼번에 3득점을 한 그는 다음 공격에선 김동욱을 앞에 두고 다시 속공을 성공시켰다. 차재영이나 김동욱보다 안준호 삼성 감독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박종천은 속공과 3점슛으로 4분 만에 10점을 몰아쳤다. 8점 뒤지던 모비스는 4분 만에 48-41로 7점을 앞섰다.

4쿼터는 헤인즈의 쿼터였다. 헤인즈도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었다. 득점력은 좋았지만 최고 외국인 선수로 불린 테렌스 레더에 가려 빛을 못 봤다. 올 시즌 압둘라히 쿠소의 대체 선수로 모비스에 왔다. 헤인즈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레더를 앞에 두고 연속 골을 넣었다. 자신을 밀어낸 선수를 상대로 4분 새 10득점을 올린 것은 박종천과 똑같았다. 그가 4쿼터 중반 박종천과 협력수비로 레더를 5반칙으로 쫓아내는 장면에서 승부는 갈렸다.

박종천은 20득점했고 헤인스는 10분만 뛰면서 10득점했다. 삼성의 레더는 21득점, 10리바운드를 했지만 경기 내내 짜증을 내는 등 분위기를 망쳤다. 잠실에서 KT는 통신 라이벌 SK를 91-75로 제압하면서 SK를 11연패에 빠뜨렸다.  

성호준 기자

◆3일 전적

▶ KT(24승9패) 91-75 SK(8승24패)

▶ 모비스(25승8패) 85-79 삼성(16승16패)

▶ KCC(23승10패) 91-75 KT&G(10승2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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