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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교육감-전교조 출신 경선서 맞대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현 교육감이냐, 전직 전교조(全敎組)위원장이냐.

유인종(劉仁鍾.68.현 교육감)후보와 김귀식(金貴植.65.전 전교조위원장)후보가 28일 서울시 교육감선거 결선투표에서 대결한다.

劉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간 것은 예상된 일이지만 전교조 출신 후보의 결선 진출은 보수적인 교육계에선 놀라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법외(法外)단체에 불과했던 전교조가 합법화(1999년 7월)1년 만에 서울시 교육행정의 최고책임자 자리를 노릴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지난해 초만 해도 8천여명에 불과했던 조합원수가 현재 6만여명까지 느는 등 급속히 성장했다.

지난 21일 치러진 전북 교육감선거에서도 전교조 전북지부장을 지낸 이미영 후보가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劉.金후보의 경력도 아주 대조적이다. 劉후보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철학박사.고려대 교수.서울시교육위원회 의장 등을 거쳤다. 9명이 출마한 26일의 1차투표에서 34.3%를 차지했다.

선거 초반 인사 잡음.교육행정 잘못 등을 지적하는 타 후보들의 비판을 받았으나 인지도와 현직의 이점, 교육계의 활동을 바탕으로 " '새물결 운동' 을 마무리짓게 해달라" 며 표를 모았다.

金후보는 서울대 사대를 졸업한 뒤 30여년간 교사생활 후 평교사로 정년퇴직한 국어교사 출신이다. 전교조 활동으로 두차례 정직(停職)을 경험했다.

97~99년엔 제7대 전교조 위원장을 맡아 전교조 합법화를 이끌어냈다. 이번 1차투표에서 20.8%의 표를 얻었다.

"관료적인 교육행정을 민주적으로 탈바꿈시키겠다" 며 진보적인 교사와 학부모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劉후보측은 "1차 투표에서 제3의 후보를 찍은 대다수 학교운영위원이 전교조에 거부감을 갖고 있어 이들이 지지할 것으로 믿는다" 고 말했다.

반면 金후보측은 "예상을 깨고 선전한 것은 교육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욕구를 말해주는 것이어서 승리를 확신한다" 는 입장이다.

투표권자는 학부모.지역 교사 위원 1만3천여명이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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