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외무장관 회담] 뉴스메이커는 남·북 외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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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7차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및 아세안 확대 외무장관 회담(PMC)이 열리는 방콕에서 최대 뉴스 메이커는 단연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장관과 백남순(白南淳)북한 외무상이다.

각국 외무장관들이 앞다퉈 이들과 개별 회담을 했으며 각국 취재진의 관심도 ARF보다 남북 외무장관에게 집중됐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 화해.협력 기류가 국제사회에서도 최대의 관심사가 돼가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는 것이다.

북한대사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이 북남 정상회담 이후 첫 만남이어서 그런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각국 관계자들로부터 연락이 온다" 고 밝혔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도 "대사관 개설 이후 태국 언론은 물론 각국 기자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문의전화를 받아 본 적이 없을 정도" 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가장 폐쇄적이었던 북한이 ARF 가입을 통해 화려하게 국제무대에 등장함에 따라 남북한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ARF 회의 취재를 위해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10명의 기자를, AP 등 세계 4대 통신사는 4~6명씩을 방콕에 파견했는데 이들의 최대 관심사도 역시 남북한이다.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 보도로 유명한 AP통신의 최상훈 기자는 "ARF 본회의는 기자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면서 "남북관계 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남북 외무장관 회담과 각국을 상대로 한 북한의 외무회담만이 뉴스 가치가 있다" 고 잘라 말했다.

게다가 북한의 '조건부 미사일 포기' 설이 흘러나온 뒤 白외무상이 국제회의에 처음 참가하는 바람에 그 진위를 파악하려는 각국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꼬리를 물고 있다.

방콕=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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