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지도자들 신년 메시지] 오바마 “투지가 미국인의 꿈 살아 있게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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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31일 밤(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한 여성이 새해를 기다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뉴욕 AP=연합뉴스]

전쟁과 경기 침체, 테러와 환경 재해 등으로 얼룩진 새 천년의 첫 10년을 뒤로하고 세계는 다시 기대와 꿈에 부풀어 새해를 맞았다. 주요 도시에서는 수만 명의 사람이 모인 다채로운 새해 맞이 행사가 펼쳐졌다. 각국 정상은 세계를 강타한 경제위기에서 벗어나 기후변화 등과 같은 지구적 문제에 함께 발맞춰 나가자는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회복을 향한 한 해 될 것”=각국 정상은 신년사에서 세계 금융위기로 힘든 시간을 보낸 국민을 위로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무게를 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국민이 희망을 갖고 행복한 새해를 맞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백악관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지난 한 해는 미국민에게 힘들었지만 여러 도전을 만나며 다시 일어섰다”며 “우리의 투지가 꿈을 살아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신년 연설에서 “2009년은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다. 비록 시련이 끝나지 않더라도 2010년은 회복을 위한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1년 위기를 잘 견뎌 준 국민에게 감사한다”며 “새해가 되면 항상 기회가 다시 오며 이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은 위기를 극복하고 더욱 강하게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새해 첫 미사에서 “전 세계 모든 이가 차별 없이 살고 어린이들이 전쟁과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길 바란다”고 축원했다. 교황은 이어 “평화는 전 세계인이 서로를 적이 아닌 형제라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신년사에서 “기후변화 대처와 빈곤 타파, 국제 지역분쟁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며 “한국이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한층 강화된 역할과 위상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의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며 “각종 개혁 정책과 고용 확보 등의 과제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권 출범 100일이 지난 것과 관련, “허니문은 끝났다. 가차 없는 비판도 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상들은 또 국제사회의 공조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중앙방송(CC-TV) 등을 통해 중계된 신년사에서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도 “금융위기와 기후변화 문제에서 인류가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 2009년이 남긴 가장 큰 메시지”라고 말했다.

◆불꽃놀이로 새해 맞이=새해를 목전에 둔 지난해 12월 31일 세계 주요 도시에서는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은 호주 시드니에서는 100만 명 이상이 하버브리지와 오페라하우스 인근에서 불꽃놀이를 즐겼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과 홍콩의 빅토리아 항구 일대, 브라질 상파울루 등에서도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영국 런던의 의사당 인근에도 빅벤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으려는 시민과 관광객이 몰렸고,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형형색색 빛의 마법을 선보이며 시민들을 열광케 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도 새해를 알리는 크리스털 공 내리기 행사를 보기 위해 수십만 명이 운집했다. 최근 발생한 항공기 테러 시도 등으로 인해 경계 태세가 강화되면서 인근 도로 곳곳에는 소총을 든 무장 경찰도 배치됐다.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행사가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일본에서는 수많은 참배객이 행운과 복을 기원하며 사찰과 신사를 찾았으며, 3일의 연휴를 맞은 중국인은 가족 단위로 전국 각지의 관광명소로 몰렸다.

뉴욕·도쿄·베이징=정경민·박소영·장세정 특파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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