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지하철 100번째 생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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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파리 dpa〓연합] '메트로' 라고 불리는 파리 지하철이 개통한 지 19일로 1백주년을 맞았다.

이 지하철은 1900년 7월 19일 한개 노선으로 개통한 이래 1백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해 지금은 14개 노선, 3백72개 역, 총연장 2백11㎞의 철로를 갖춘 거대한 지하 공공운송 시설로 성장했다.

1백년 전 파리 세계박람회 개막에 맞춰 열린 개통식에는 수많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당시 상당수 파리 시민들은 지하철이 대중교통 수단으로 성공하리라곤 믿지 않았으며 단지 구경거리로만 생각했다.

게다가 파리 지하철은 가동 초기 수많은 사고로 얼룩졌다.

1903년 한 지하철역에서 누전으로 불이 나 84명이 사망했다. 그 7년 후에는 센강이 범람하면서 파리지하철 전체가 물에 잠겨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파리지하철역 중에서 '깊숙한 곳에 위치한 '55개 역들이 방공호로 이용돼 독일군의 공습을 피하려는 시민들로 북적거리기도 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한 뒤에는 지하철역 중 하나가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는 지하공장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파리 지하철은 꾸준히 확장돼 세계 지하철 중 가장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명물로 등장했다.

현재 파리지하철은 "파리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많고 우아하다" 는 소리를 들으며 에펠탑이나 개선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파리의 관광명소 중 하나가 됐다.

파리 지하철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해 프랑스 가수겸 작곡가인 세르주 갱스부르의 샹송 '릴라의 개찰원' 과 뤽 베송 감독이 만든 '메트로' 등 영화의 모티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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