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전화국 무성의로 연거푸 헛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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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직장에 다니고 있는 주부다. 얼마 전 전화를 해지하려고 오후 5시40분쯤 전화국에 갔다.

그러나 담당직원은 전화국 업무가 원래는 오후 6시까지나 출납은 한시간 전에 마감하기 때문에 현금이 없어 전화를 해지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행도 오후 4시30분까지만 영업을 하고 문을 닫은 뒤 업무를 계속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할 수 없이 토요일인 다음날 낮 12시30분쯤 다시 전화국을 찾아갔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컴퓨터가 작동이 안돼 해지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더 황당한 것은 창구직원의 태도였다.

내가 "어제도 허탕을 치게 하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 고 항의했더니 미안하다는 말은커녕 "왜 여기에서 화풀이를 하려 하느냐" 는 투로 대꾸하는 것이었다.

언성이 커지자 다른 직원이 나와 전화해지 방법은 두가지인데 전화국을 방문하는 방법과 100번으로 전화를 해서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해 줬다.

첫날 방문했을 때 이런 설명을 해줬으면 두번 찾는 번거로움도 없었을 것이고, 더운 날씨에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없었을 것 아닌가. 그때는 한 마디도 조언을 해주지 않다가 사단이 벌어져야 나서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었다.

거창한 곳에서 서비스를 개선하려 하지 말고 소비자들의 작은 불편을 없애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서비스 개선법이 아닐까 한다.

오은하.서울 강남구 수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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