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국 반대' 최악의 폭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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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스페인에서 최악의 반(反)중국 폭동이 일어났다. 싼값에 수출되는 중국산 신발 때문에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공장.가게가 잇따라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24일 "스페인의 동부 엘체 시에서 지난 16일 저녁(스페인 현지 시간)에 수백명이 중국산 신발 상가로 몰려가 '중국 상인을 쫓아내라'는 구호를 외치며 폭동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돌과 화염병을 던져 신발을 실은 컨테이너 차량과 300여평의 창고, 가게 등을 불태웠다. 또 12억원어치의 신발을 보관한 16개의 컨테이너가 불탔다. 신발 공장이 많은 이곳엔 원저우(溫州)의 상인들이 가게 50여 곳을 열고 있다.

현지 경찰은 16명의 폭동 주동자를 붙잡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스페인 상인들은 폭동 뒤에도 "매주 중국 신발상 한 명씩을 처단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선궈팡(沈國放)부장조리(차관보급)는 지난 23일 베이징(北京)에서 주중 스페인 대사를 불러 "주동자를 엄벌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취하라"며 중국 상인에 대한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한편 중국산 신발 때문에 지난해부터 이탈리아.나이지리아.러시아에서 반중 폭동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월엔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시장에서 360억원어치의 중국산 신발이 불태워지는 사태가 빚어졌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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