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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 무덤된 코트 네 귀퉁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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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눈 깜빡 하면 선 밟는다. 프로농구에서 사이드라인을 밟는 실수가 거푸 나오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박광호 심판위원장은 “과거에 별로 없던 코너 부근 사이드라인 크로스가 한 경기에 2~3개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부터 3점슛 라인이 6m25㎝에서 6m75㎝로 50㎝ 멀어졌다. 골대 정면과 45도에서는 3점슛 거리가 멀어져 슛 성공률이 조금 떨어졌다. 그러나 양쪽 코너에서는 50㎝ 이상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측면에서 3점슛 라인과 사이드라인 사이의 공간이 90㎝로 좁아졌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사이드라인을 밟아 경기의 흐름이 바뀌는 경우도 자주 나왔다. 김성철(KT&G)은 “공간이 좁은 이곳에서 3점슛을 던지려다 사이드라인을 밟아 슛도 던져보지 못하고 공을 넘겨줄 때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측면 선을 밟는 경우는 두 가지다. SK의 문경은은 “3점슛 라인보다 조금 뒤에서 공을 잡아 탄력을 받아 던지는 슈터가 많은데 코너에서 이렇게 했다가는 공을 잡을 때부터 아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경우는 돌파를 하려다 선을 밟는 것이다. 3점 라인 앞에서 공을 받아 슛 자세를 취했을 때 수비가 다가오면 한 발을 뒤로 빼 추진력을 얻어 골대로 달린다. 그러나 측면에서는 발을 빼는 순간 사이드라인을 밟게 된다. 강대협(LG) 등이 발을 빼는 습관이 있고, 발 길이가 320㎜나 되는 김영환(KT) 등 왕발 슈터들은 발을 조금만 움직여도 선을 밟게 된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대행은 “측면에서는 아예 3점슛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말고 3점슛 라인을 타고 움직여서도 안 된다”고 주문하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시즌 전 코너에서의 전술을 새로 가르쳤다. 그러나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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