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최대 9억 엔 ‘증여세 폭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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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어머니 야스코(安子·87·브리지스톤 창업자의 딸)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의 증여세로 최대 9억 엔(약 117억원)을 납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교도(共同)통신은 25일 “하토야마 총리가 모친으로부터 받은 정치자금을 증여로 수정 신고할 경우 증여세가 6억 엔(약 78억원)에서 최대 9억 엔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토야마 총리의 자금관리단체인 우애정경간화회(友愛政經懇話會)는 정치자금을 증여로 수정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검찰이 전날 하토야마 총리가 증여세를 내지 않고 모친으로부터 6년간 12억6000만 엔(약 160억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총리의 전 비서 2명을 기소했기 때문이다. 야스코는 2002년부터 매월 1500만 엔, 연 1억8000만 엔의 자금을 아들 하토야마 총리에게 제공해 왔다. 하토야마 총리의 비서는 이 자금 가운데 3억 엔을 이미 사망한 사람의 이름을 빌리거나 정치 헌금을 하지 않은 개인 이름을 도용해 마치 개인 헌금을 받은 것처럼 정치자금 보고서를 허위 기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전날 밤 기자회견에서 2002년부터 모친으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한 납세액은 6억 엔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7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소급신고에 대해 세무 당국이 증여를 위장·은폐했다고 판단할 경우 중과세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증여세는 최대 9억 엔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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