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선덕여왕릉에서 열린 추모공연에서 참연자가 학춤을 추고 있다. [경주시 제공]
선덕여왕 관련 유적과 프로그램이 올 들어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떠올랐다. 22일 방영이 끝난 방송 드라마 덕분이다.
선덕여왕릉을 찾는 발길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경주시 문화관광과 박옥순(47)씨는 “그동안은 관심있는 전문가들이 선덕여왕릉을 답사하는 정도였으나 드라마가 뜨면서 요즘은 주말이면 가족·학생 등 일반인이 줄을 잇는다”고 말했다. 그래서 경주시는 지난 10월 선덕여왕릉 주변에 주차 공간을 크게 늘렸다. 승용차 주차 공간을 70대 정도로 확충했다.
‘겨울 영묘사 옥문지(玉門池)에 개구리들이 모여들어 사나흘을 울어댔다. 괴상히 여겨 왕에게 물었더니 왕은 정예병 2000명을 뽑아 여근곡에 숨은 적병을 습격하라고 명했다. 각간이 왕명을 받고 부산(富山) 기슭의 여근곡으로 갔더니 백제 군사 500명이 숨어 있어 모두 잡아 죽였다’는 이야기다. 남성(백제군)은 여성의 음문에 들어오면 반드시 죽는다는 것이다.
여근곡 위에는 김유신이 수련했다는 마당바위가 있다. 또 여근곡 중심부엔 샘물이 나왔다고 한다. 언젠가부터 주민들은 여자가 바람난다며 그 샘물을 폐쇄해 버렸다. 경주시는 여근곡에 산책로를 조성했다.
여근곡과 마주보는 서면 운대리에 있는 나왕대(羅王臺)도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선덕여왕이 풍광에 매료돼 행차한 곳이다.
또 올해 처음 선보인 선덕여왕 행차는 12차례 진행돼 관람객만 25만에 이르렀다. 선덕여왕 드라마가 촬영된 신라밀레니엄파크에도 주말 관람 인파가 몰렸다. 덕분에 11월 현재 경주를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늘어난 789만명이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7% 증가한 47만명이 경주를 찾았다. 올 한해 신종 플루로 수학여행이 대거 취소된 걸 감안하면 적잖은 증가세다.
◆3대 유적지에 20억원 투입=경북도는 2010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선덕여왕릉과 여근곡·나왕대 등 선덕여왕 3대 유적지에 20억원을 들여 관광 기반을 구축한다. 선덕여왕릉에는 낭산 둘레길을 만든다. 여근곡에는 전망대와 전시관을 건립하고 폐쇄된 샘물을 복원하기로 했다. 또 나왕대에는 산책로를 개설하고 목재 데크와 정자 등 편의시설을 만든다. 이밖에 인천국제공항과 경주를 잇는 시티투어도 운영할 계획이다.
경북도 관광개발과 최현숙(40)씨는 “일본 등 14개국에 수출된 선덕여왕 드라마의 방영에 맞춰 경주를 한류관광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것”이라며 “선덕여왕 투어 프로그램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