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빛낸 기업] 국순당, 유통기한 30일 ‘생막걸리’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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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홍익대 앞 클럽에서 젊은이들이 국순당 맑은백세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중장년층이 주로 마시던 막걸리가 최근엔 신세대 사이에서도 인기다. [국순당 제공]

2009년, 서민적인 술 막걸리가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장년층이 뒷골목에서 마시던 술 막걸리가 호텔 레스토랑에서 외국 관광객에게 한국의 웰빙주로 소개되고 있다. 국제 행사의 건배주로 등장하는가 하면 기내식으로도 선보이고 있다. 젊은이들이 모이는 거리 홍대에서도 막걸리 칵테일을 흔히 볼 수 있다.

막걸리의 가장 큰 단점인 짧은 유통기한을 개선하기 위해 국순당 연구소의 연구원들은 3년 전부터 연구를 해왔다. 연구 끝에 생막걸리에서 탄산을 생성하는 효모의 활성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5월 유통기한이 30일로 기존 막걸리에 비해 3배 길어진 ‘국순당 생막걸리’를 출시하면서 업계 최초로 전국구 막걸리 시대를 열었다. 발효 제어 기술과 함께 냉장 물류 시스템인 콜드 체인을 도입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국순당의 막걸리는 지난해 말 롯데 호텔에 한식당 ‘무궁화’에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호텔과 고급 한정식집에도 선보였으며, 올봄부터는 골프장의 그늘집에도 등장해 상류층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항공사 기내 서비스에도 진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한일 노선 기내에서 국순당의 쌀막걸리 캔제품을 서비스하고 있다. 국순당 생막걸리는 8월 열린 ‘2009년 공학 교육·연구 국제학술회의’에서 공식 건배주로 선정됐다.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 외교단 초청 다과회에서도 막걸리 칵테일이 공식 건배주로 선보였다.

프리미엄 막걸리 시대도 열렸다. 국순당에서는 고려시대 양반가에서 즐기던 고급 막걸리인 이화주를 복원해 제품으로 내놨다. 색이 희고 숟가락으로 떠 먹을 수 있을 정도로 걸쭉하다. 깊고 풍부한 신맛과 단맛이 잘 어우러져 있다. 일반 막걸리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14도로 두 배 이상 높고, 가격도 비싸지만 국순당 백세주마을에서 사전주문을 하지 않으면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100% 국내산 쌀과 인삼으로 빚은 고급 막걸리인 ‘미몽(米夢)’도 나왔다. 맛과 향이 깔끔하고 부드러워 해외 수출용으로 인기가 높다. 지난 3월 국순당이 한류스타 배용준과 함께 만든 또 다른 프리미엄급 막걸리인 ‘고시레 막걸리’는 6병을 묶은 한정판 패키지 300세트가 판매 시작 8분 만에 매진되는 기록을 세울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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