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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의 만리장성' 야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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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홍수로 넘쳐나는 남부의 물을 가뭄에 허덕이는 북으로 보내자' . 남부의 양쯔(揚子)강과 북부의 황허(黃河)를 연결, 중국 북부의 고질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남북 대수로 공사의 꿈이 무르익고 있다.

최근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1952년 마오쩌둥(毛澤東)이 처음 제안했던 대수로 공사 계획이 9월 중앙정부의 심사를 받게 됐다.

내년에 시작될 10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포함되면 앞으로 6~8년 사이에 꿈이 현실로 바뀔 것이라고 중국 당국은 말한다.

◇ 배경〓남부의 양쯔강 일대는 해마다 물난리를 겪는다. 반면 황허 이북의 북부는 가뭄이 연례 행사다.

올해는 2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았다. 중국 인구의 33.7%가 살고 경작지도 전체의 38.5%에 해당하는 북부지역의 수자원은 전체의 7.5%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몇년 사이에는 수자원 고갈에 따른 사막화가 베이징(北京) 근교에까지 진행될 정도로 심각하다.

결국 중국 전체 수자원의 81%를 차지하는 양쯔강의 풍부한 유량을 황허 이북으로 보내 홍수와 가뭄을 동시에 잡자는 안이 나오게 된 것이다.

◇ 대수로 계획〓현재 계획 중인 대수로는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서부 라인. 양쯔강 지류 퉁톈허(通天河)와 야룽(雅)강, 다두허(大渡河)를 황허 상류지역에 연결하는 것이다.

해마다 1백95억㎥의 물을 내몽골 지역과 칭하이(靑海).간쑤(甘肅)성 등에 보낼 수 있다.

둘째는 중부 라인. 후베이(湖北)성 양쯔강 지류 한허(漢河)의 단장커우(丹江口)댐을 1백75m로 높여 베이징과 톈진(天津)등지에 물을 보내는 것이다. 연간 2백억㎥의 물을 보내는 게 목표다.

세번째는 동부 라인. 양쯔강 하류인 장쑤(江蘇)성의 장두(江都)에서 시작, 대운하를 타고 장쑤성 북부와 안후이(安徽).산둥성 등으로 뻗어나간다. 한해 1백80억㎥의 물을 공급한다는 계산이다.

즉 북부가 해마다 7백억㎥의 물이 부족한데 이중 약 5백억㎥의 물을 대수로로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 문제점과 전망〓서부 라인의 수로는 깨끗하지만 험준한 서북부 고원지대에 수백㎞의 터널을 뚫어야 하는 난점이 있다.

중부 라인은 3백60개의 크고 작은 강을 거쳐가는 1천2백40㎞의 수로를 건설해야 한다.

동부 라인은 양쯔강 하류의 수질이 나빠 정화시설이 필요하다.

중국 당국은 대수로계획이 6백억~8백억위안(약 8조4천억~11조2천억원)의 공사비가 예상되는 대역사이지만 당국은 중국의 기술과 경제력으로 미뤄 문제가 없다고 낙관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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