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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요정 파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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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 샤라포바가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차이나오픈 테니스 2회전에서 타티아나 파노바(러시아)를 2-0(6-1,6-1)으로 꺾고 8강행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는 관중에게 키스를 보내고 있다.[베이징 AP=연합]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17.러시아)가 입국 전부터 '요정 파워'를 뽐내고 있다.

샤라포바는 오는 25일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코트에서 열리는 제1회 한솔 코리아 오픈에 출전한다.

샤라포바는 예선전을 면제받았기 때문에 이번 주말이나 돼야 입국하지만 그녀의 방한 소식에 벌써 곳곳에서 붐이 일고 있다. 신이 난 주최 측은 "샤라포바의 인기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샤라포바의 대회 출전으로 인해 가장 크게 변한 곳은 방송사. 국내에서 테니스의 인기가 시든 1990년대 중반 이후 방송사들은 국내 대회를 중계하면서 중계권료를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계차 대여료' 명목으로 돈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샤라포바가 일시에 관계를 역전시켰다. KBS-TV는 이번 대회를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으로 중계하며 주최 측인 한솔에 1억여원의 중계권료를 내놨다.

썰렁했던 관중석도 샤라포바 덕분에 채워질 전망이다. 입장권 판매를 맡고 있는 인터파크(www.interpark.co.kr)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스포츠 분야 30개 종목의 티켓 판매량 중 한솔 코리아 오픈이 전체의 69.6%를 점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터파크의 이종규 홍보팀장은 "샤라포바 경기가 언제인지를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샤라포바 모시기'에 뛰어들었다. 신라호텔은 하룻밤 숙박비가 700여만원이나 되는 스위트룸을 샤라포바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미국계 자동차 회사인 포드는 최고급 승용차를 내놨다. 8개 경호업체는 서로 샤라포바를 지켜주겠다며 치열한 '제 살 깎기'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의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이진수 한솔 테니스팀 감독은 "선수 한명이 대회의 위상을 이렇게 끌어올릴 줄 몰랐다"며 "이번 대회가 국내 테니스 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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