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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에…'플랫폼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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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추석을 앞두고 서울역에 있는 할인점 등 쇼핑가가 귀성객들의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등 분주하다.임현동 기자

"우리 가게 앞으로 24~27일 나흘 동안 30만명의 귀성객이 지나갈 겁니다. 이 중 5만~6만명이 우리 점포에 들러 귀향 선물을 사갈 것으로 봅니다."

대형할인점인 롯데마트 서울역점 정병일 매니저는 기차를 이용하는 추석 귀성객들의 '마지막 쇼핑'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선물의 신선도를 고려해 많은 귀성객이 여기서 쇼핑할 것이고, 역에 나와 빠뜨린 선물을 챙기려는 '아차차 쇼핑객'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롯데마트 옆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콩코스점도 귀성 손님맞이 준비에 들떠 있었다.

콩코스점은 평소에는 롯데마트 때문에 식품을 판매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식품 선물세트 매장을 따로 마련했다. 2층 대합실 연결통로에서 화과자.한과.홍삼.주류.참치.생활용품 세트를 팔고 있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서울역 주변 유통업체들은 수시로 고속철도.새마을호.무궁화 열차의 예약 상황을 확인한다. 어느 곳으로 가는 손님들이 많은지에 따라 미리 준비해야 할 상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올해 택배 선물시장도 유심히 체크한다. 이들은 이번 추석에 대전 이북의 수도권에는 육류 선물, 영남에는 술, 호남에는 과일 선물 주문이 많았다는 택배시장의 정보를 입수해 미리 대비하고 있다.

귀성 출구인 서울역 쇼핑가에는 22일 오후부터 벌써 추석 분위기가 묻어났다. 유통점들은 선물세트 준비하랴 추석 기간 중 아르바이트할 인력을 확보하랴 눈코 뜰 새가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롯데마트 정 매니저는 "6월 개점 후 처음 맞는 이번 추석 대목에 승부수를 띄운다는 각오"라며 "앞으로 선물 준비는 서울역에서 하면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유통업체 단일 점포로선 가장 많은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해 놓았다.

이 점포 바깥 주차장에는 11t짜리 냉동트럭이 서 있다. 매장 내 120여평의 냉동 창고가 이미 꽉 차 갈비.선어 등을 보관하기 위해 임시로 빌린 것이다. 냉동창고와 냉동트럭에 빈틈이 생기면 바로바로 채워넣고 하루 두 번이던 상품 보급을 이번 추석 대목에는 하루 세 번으로 늘렸다.

서울역 쇼핑가의 추석 대목은 이미 시작됐다.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20일 매출이 평소보다 1억원이나 많은 3억9000만원으로 올랐다. 본격적인 귀성이 시작되는 23일 이후엔 하루 매출이 10억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점포는 물건을 포장해 갈 헌 박스들이 모자라는 기미가 보이자 급히 지방점포에 남는 박스를 수배해 달라는 메시지를 띄웠다.

할인점인 롯데 마트에 대항해 갤러리아백화점 콩코스점은 고급상품으로 승부를 낼 계획이다. 콩코스점이 기대하는 것은 고속철도(KTX) 이용객이다. 이들의 평소 소비 패턴상 할인점보다 백화점에서 선물을 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콩코스점은 KTX 이용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27일까지 KTX 승차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10만원어치 이상 구매시 10%를 할인(세일.행사품목 제외)해 주고, 15만원어치 이상을 구매하면 구입금액의 7%에 해당하는 상품권이나 선물을 더 준다. 또 30만원 이상 구매고객은 25일~29일의 5일 동안 서울역사 주차장에 무료주차를 할 수 있다.

한편 롯데마트 서울역점은 기차운행시간을 고려해 24~26일 사흘간 개점시간을 한 시간 앞당기고 폐점시간은 2시간 늦춰 오전 2시에 문을 닫는다. 또 선물을 역까지 운반하는 도우미서비스도 제공하고 선물을 가볍게 들고갈 수 있도록 자율포장대에 고리형 손잡이를 비치해 두었다.

정현목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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