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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닮은 행성을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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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우주는 첫 시작인 '빅뱅' 이후 어떻게 진화했을까. 또 우주에는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있는 별이 있을까. 천문학자들이 밤을 낮 삼아 하늘을 관측하는 이유 중 하나다.이런 의문을 풀어줄 초대형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 오는 2007년부터 잇따라 발사될 예정이다. 유럽의 허셀 우주 망원경 (HSO, 2007년 발사)을 시작으로 미국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 2011년), 일본의 스피카 우주 망원경(SPICA, 2012년)이 각각 쏘아 올려진다.특히 우리나라의 한국천문연구원도 일본의 스피카 망원경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할 예정이다. 스피카 프로젝트는 태양계 밖의 다른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을 직접 찾아내고, 우주 생성 초기에 만들어진 은하의 분포 및 진화를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천문학계에서는 이들을 허블우주망원경 이후의 차세대 3대 적외선 우주 망원경이라 부른다. 이들은 허블 망원경으로는 보지 못하는 '우주의 속살'과 '초기 우주의 모양'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이 21세기 천문학의 과제를 '우주의 기원 연구'로 설정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적외선 우주 망원경은 아주 먼 은하계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갓 태어난 별 ▶죽어가는 별 ▶우주 초기 은하 등을 관측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구와 같은 행성을 어떻게 찾을까. 우주에는 바닷가 모래알보다 더 많은 별이 있다. 그중에 지구와 환경이 비슷하고, 생명체가 있는 별이 있을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보고 있다. 따라서 태양처럼 이글이글 타는 별이 아닌 지구나 화성처럼 식어버린 행성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가시광선을 이용하는 허블같은 우주망원경으로는 이런 행성을 찾기는 힘들다. 행성들이 스스로 가시광선을 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적외선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적외선은 수만 광년을 여행하며 우주로 퍼져가고 있다. 3대 적외선 우주망원경은 희미하게 다가오는 이런 적외선을 포착할 수 있다. 행성의 존재를 직접 관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몇건 발표된 태양계 이외의 행성 존재는 적외선으로 관측한 게 아니다. 엄청난 중력에 의해 빛이 휘어지는 현상을 보고 간접적으로 파악한 것일 뿐이다.

특히 3대 적외선 우주망원경은 지구로부터 150만㎞ 떨어진 '라그랑즈 지점'이라는 우주에 쏘아 올려지게 된다. 이는 지구와 달 거리의 약 네배나 된다. 허블 망원경의 경우 지상 600㎞에서 돌며 우주를 관측한다. 그런데 라그랑즈 지점은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상쇄되는 곳이다. 또 태양과 지구가 같은 방향으로 보여서 우주를 관찰하는 우주망원경을 섭씨 영하 190~270도로 냉각시키기에 아주 좋다. 우주망원경은 초전도체와 같은 고감도 감지기를 장착하고 있어 극저온으로 냉각해야 제 성능이 나온다.

3대 망원경 중 가장 먼저 쏘아 올려지는 허셀망원경은 18세기 독일 천체물리학자인 월리엄 허셀의 이름을 땄다. 허셀은 프리즘으로 적외선의 존재를 처음 발견했다. 이 망원경은 우주의 나이가 30억~50억년일 때의 초기 은하의 형성 및 진화과정을 연구하는 것이 주목적이다. 또 별이 탄생할 때 주변 물질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밝혀내는 데도 쓰인다. 우주의 나이는 140억~150억년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제임스웹 망원경은 3대 망원경 중 가장 크다. 망원경 구경이 6m나 된다. 허블의 경우 2.8m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큰 반사거울을 우주로 올리기 힘들어 18개의 정팔각형 조각으로 접어 발사된다. 그런 뒤 우주에서 펼쳐지게 만들었다. 그 이름은 1960년대 미국의 달 탐사 '아폴로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람에게서 따왔다. 미국은 우주망원경의 경우 과학자 이름을 따지만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과학자가 아닌 사람의 이름을 썼다.

한국천문연구원의 박수종 박사는 "허블 망원경은 우주 나이 50억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관측할 수 있으나 제임스웹과 스피카 망원경은 5억년까지 관측할 수 있다"며 "초기 우주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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