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 이슈] "인터넷서 여당 우위 무너졌다" - 열린우리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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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정치에서 열린우리당의 우위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 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네티즌들에게 바짝 다가간 한나라당의 도전에 밀리는 추세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2002년 대선 이후 인터넷에서 지켜오던 절대우위를 이미 상실한 지 오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의원 인기도에서 한나라당이 우세=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이 인터넷 검색순위 집계 사이트인 '랭키닷컴' 등을 통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싸이월드 미니홈피 인기도 상위 30위 중 22명이 한나라당 의원이다. 열린우리당은 8명이다. 지난 대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은 인터넷상에 직접 골목길을 뚫었다. 길도 포장했다. 그곳에 만든 구멍가게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그런데 싸이월드 홈피와 포털 사이트가 개설한 각종 블로그라는 고속도로가 생겼다. 뒤늦게 출발한 한나라당은 이 고속도로 옆에 휴게소를 만들었다. 당연히 접근성이 좋은 한나라당 휴게소가 대박을 터뜨렸다. 그러자 열린우리당도 뒤늦게 만회하기 위해 포털로 가게를 옮기고 있는 중이다.

싸이월드뿐이 아니다. 네이버 블로그와 다음 카페 상위 10위권에 든 여야 의원의 비율 역시 각각 8 대 2, 9 대 1로 한나라당이 절대우세다. 다음 카페에서도 한나라당 정의화.강재섭.진영.나경원 의원 순이며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이 5위다.

순위에 든 여당 의원들은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들이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시민.김혁규 상임중앙위원들이 그렇다. 반면 한나라당은 인지도와 네티즌 인기도가 차이를 보인다. 이계진.한선교.나경원.김희정.전여옥.고경화.허천 의원 등 초선들이 대거 상위권에 들었다.

◆ 정당 홈페이지에서도 한나라 약진=정당 인터넷 홈페이지 인기순위에서도 한나라당이 우세로 돌아서고 있다. 또 다른 인터넷 검색순위 집계 사이트인 '피앙'이 발표한 5월 5일 하루 동안의 정당별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한나라당 8114명▶열린우리당 6433명▶민주노동당 2882명▶민주당 924명▶자민련 271명의 순이다.

한나라당은 3.1절을 앞두고 네티즌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에 독도 배너와 태극기를 다는 운동을 전개했다. 이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이 적던 젊은층의 지지를 얻었다. 기세를 몰아 3월 3월 민주노동당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한나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달 재.보선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홈페이지를 개편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열린우리당은 최근의 한나라당 상승세를 인정하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당이 총력을 다해 네티즌 결집에 나서지 않을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당 홈페이지 방문자 수의 경우 지난 수개월간의 집계를 보면 우리가 여전히 우세한 만큼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바짝 긴장한다면 대선 전의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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