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를 해소하는 한 가지 좋은 방법은'이삭줍기'다. 관심을 끄는 인기 프로젝트가 분양되면 인근 미분양 아파트가 덩달아 잘 팔리는 효과를 기대한 '끼어들기 마케팅'이다.
지난 7월 경기도 동탄 신도시 분양 당시 인근 태안 일대 미분양 아파트가 잘 팔렸듯이 분양 시즌이 본격화된 요즘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LG건설이 지난 5월 대구시 달서구에서 분양한 LG 상인자이 아파트 700가구 중 70가구가 미분양됐다. 그러나 최근 인근에서 코오롱건설이 1200여가구를 분양하면서 58가구가 10일 만에 팔려나갔다. LG건설 관계자는 "같은 분양가인데도 시내에서 더 가깝다는 장점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올 상반기 경기도 오산시 원동에서 분양한 푸르지오 단지는 839가구 중 지난달 말 50가구가 남았었다. 대림산업이 지난 17일 원동에서 모델하우스를 열자 미분양 마케팅을 시작한 대우는 1주일 만에 15가구를 처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림보다 단지는 훨씬 작지만 분양가가 싸다는 게 조금씩 먹힌다"고 설명했다.
요즘 전국에서 청약 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은 강원도 원주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외된 데다 기업도시 신청, 영동고속도로 확장 등의 재료를 업고 인기를 끌고 있다. 한신공영은 개운동에서 한신휴플러스2단지를 분양했던 6월 말 70%의 계약률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원주 일대에서 포스코건설이 성공적으로 분양(3순위 청약률 12대 1, 초기 계약률 70%)한 데 힘입어 계약률이 85%까지 올랐다. 한신공영 하동우 팀장은 "나중에 분양된 다른 아파트보다 평당 30만~50만원 싸다는 게 잘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원주시 개운동에서 분양했다 미분양분 70여가구를 안고 있는 현대건설은 일대 시장의 분위기가 좋아지자 모델하우스를 다시 꾸미고 있다. 미분양이 많은 49B평형의 견본을 새로 만들어 이달 말께 재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황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