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32명 합격 울산 성신고 강대갑 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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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성신고는 어떻게 그런 성적을 거뒀데요?”

요즈음 울산지역 학부모들 사이에 회자(膾炙)되는 화제다. 성신고는 울산지역 일반계 고교 30곳 중 하나일뿐이다. 학군도 중위권이하로 꼽히는 중구다.

우선 선발방식상 한 학교에서 여러명의 합격자를 내기 어려운 서울대에 5명이나 합격시켰다. 울산시내 일반계고교의 절반이 1명 혹은 아예 합격자를 내지 못했고, 전국적인 수재를 모아놨다는 현대청운고도 3명에 그쳤다.

또 연대 4명,고대 5명, 포항공대 1명, 울산과기대·성균관대·한양대 각 2명, 경희대 9명, 중앙대 3명, 사관학교 4명 등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에 대해 성신고 강대갑 교장(60·사진)은 20일 “학부모의 신뢰를 바탕으로 1학년때부터 맞춤형 학력관리를 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음은 강 교장과의 일문일답.

-성신고의 최대 강점은.

“입학식날 교장인 내가 직접 학부모들한테 ‘교육의 최대 적은 무관심이다. 교사가 사랑의 매를 들 수 있도록 양해해 달라’고 하니 모두가 동의해주더라. 또 학원에 보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장담컨데 50등이내 학생중에 이를 어긴 경우는 전무하다.”

-왜 학원과외를 막나.

“학원이 복습할 시간을 뺏아버린다. ‘학교→학원→귀가’의 쳇바퀴를 돌다보면 복습할 시간이 없다. 태권도 사범한테 배우기만 하고 연습을 않는 것과 같다.”

-우수 학생을 배출하는 비결은.

“성적 우수자를 1학년때부터 특별관리하는 공부방이 있다. 다른 학교에서는 당번 교사가 떠들지 않도록 감독하는게 고작이지만 우리는 다르다.”

-성신고는 뭐가 다른가.

“9년째 교사 한분이 도맡아서 학년별 30명씩 90명의 성적을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보완·상담한다. 영어가 부족하면 단어외기 과제를 내고 매일 체크해 종아리도 때린다. 학원과외 대신 수학·논술 등 특강을 개설했다. 조별로 방송강의를 듣는 인터넷강의실도 운영한다. 등·하교 시간을 줄이려고 기숙사도 운영한다.”

-내신성적은 상대평가다. 어떻게 여러 학생이 한꺼번에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얻게 됐나.

“내신 시험에서 확실히 우열을 가릴 수 있도록 교장이 직접 난이도 조절을 챙긴다. 만점자가 여러명이고 한 문제만 실수해도 30등이하로 밀려나는 시험은 다같이 망한다.”

-입시정보에서도 앞섰다는데.

“생활기록부·추천서가 학생의 당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담임·교장의 작문 실력은 상관없다. 학생의 발전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빠뜨리지 않도록 정성을 쏟느냐가 관건이다. 막연한 표현이 아니라 ‘수학시간에 이런 해법이 나온 원리가 뭔지 캐물었다’는 식으로 구체적이어야 한다. 타 학교에서 1~2장인 생활기록부가 우리학교선 15매이상 첨부됐다.”

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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