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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쌍용차, 이번이 마지막 회생 기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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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회생계획안이 17일 법원에 의해 인가됐다. 최대 채권자인 해외투자자의 반대로 채권단 표결에서 부결됐으나,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안에 대해 강제인가를 결정했다. 법원은 쌍용차 임직원의 자구(自救) 노력과 회생 의지가 뚜렷하다는 점과 함께 청산할 경우 대량 실직과 더불어 협력업체의 연쇄부도 등 사회경제적 파장이 크다는 점을 감안, 이같이 결정했다고 한다. 갖가지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쌍용차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다.

우리는 쌍용차 노조가 회생의 전제조건인 인력 감축에 반대하며 지난 5월부터 77일간 벌인 파업 점거농성이 쌍용차를 어떻게 벼랑 끝으로 내몰았는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그로 인한 생산 차질과 자구 노력의 지연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다시 한번 쌍용차가 살아날 수 있는 좁은 문을 열어줬다. 그러나 그 문을 통과했다고 해서 쌍용차의 생존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수많은 난관의 첫 관문을 넘어섰을 뿐이다. 쌍용차의 경영이 정상화되려면 우선 감자(減資)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최종적으론 경영을 책임질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 갈 길이 첩첩산중인 것이다.

극심한 경쟁체제에 돌입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쌍용차 같은 소형 업체가 자력으로 살아남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유력한 완성차 업체에 편입되거나 고도의 경쟁력을 갖춘 특화업체가 되는 것이 현재로선 가능한 대안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중요한 전제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 바로 든든한 자본주가 탐낼 만한 기술력과 생산성을 갖췄음을 쌍용차 스스로가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다행히 파업 농성 이후 쌍용차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판매실적이 예상목표를 초과하는 등 희망적인 모습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인정받기에 여전히 미흡하다. 쌍용차 임직원들의 더 큰 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쌍용차는 앞으로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매진함으로써 회생의 마지막 기회를 살리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