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연정 사실상 붕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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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 11개월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이스라엘 의회(크세네트)가 7일 의회 해산.조기 총선안을 찬성 61표, 반대 48표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 연정 붕괴〓이날 표결은 바라크 총리의 중동 평화정책에 반대해온 우파 야당들이 발의했으며 바라크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3개 정당도 지지표를 던졌다.

표결 직후 야당인 리쿠드당의 지도자 아리엘 샤론은 "(바라크)정부 붕괴의 서곡이 울렸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연정에 참여한 샤스당은 자신들이 운영 중인 사립학교에 대한 재정지원 요청을 바라크 총리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지표를 던졌으며 연정탈퇴까지 선언했다.

이로써 바라크 연정은 의회 총 의석 1백20석의 과반수에 못미치는 54석으로 전락했다.

◇ 바라크의 대응〓바라크 총리는 "정부의 입장에 반대의사를 표시한 각료들은 자진 사퇴했다" 며 "조기 총선은 없을 것" 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본인의 통치권한은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 이라며 "의회의 결정이 무엇이든 팔레스타인은 물론 시리아와의 평화협정 타결노력을 방해하지는 못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해산과 조기총선을 위한 법안은 세차례 의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인준해야 효력을 발생한다.

따라서 바라크 총리가 신속하게 연정을 재구성하면 의회해산과 조기 총선을 막을 수 있다.

아랍계 출신 의원 10명 등을 규합하면 바라크의 연정 재건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전망〓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번의 의회해산안 통과는 중동평화 협상에 대한 야당의 조직적인 반발이라고 분석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중재를 위해 중동지역을 방문 중일 때를 노렸다는 것이다.

또한 다음주 초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수반이 참석하는 워싱턴 3자회담을 앞두고 바라크 총리의 기세를 꺾어놓겠다는 의도도 있다는 지적이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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