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시대의 경제 과제는 '균형 성장'으로 집약된다. 국유기업의 지속적인 개혁, 농업 진작, 계층이나 지역 간의 고른 발전을 위해서는 꾸준한 개혁이 필요하다.
이를 뒷받침할 후진타오의 경제 진용은 우선 원자바오(溫家寶)총리가 필두다. 그는 지난해 당 대회 등을 통해 농업과 농촌.농민 등 이른바 '3농(農) 정책'을 국정의 핵심 과제로 책정했다.
중복 투자를 막고 중국 경기를 과열에서 벗어나게 해 연착륙으로 유도하는 게 그의 최대 임무다.
원 총리 아래에서 거시적으로 개혁의 틀을 잡아 나가는 것은 마카이(馬凱)주임의 몫이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비서실장을 지냈고 현재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맡고 있다.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은 '시골 아저씨'. 그러나 주룽지 전 총리 못지않게 강직하고 허례를 싫어하는 철저한 실무형이다. "경제 관료 중에서 후진타오의 개혁 성향을 가장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을 듣는다. 그만큼 성격이 단순하면서 분명하다. 지난해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때 한국 측이 제공한 김치를 모두 돌려 보낼 만큼 주변 정리가 철저하기도 하다. 회의에선 모든 사안을 핵심 위주로 설명하고 요점만을 정리해 발언한다. 그래서 "관련 사안에 대해 생각이 분명하게 정리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 총리, 마 주임이 윤곽을 잡는다면 무역과 농업.금융의 3대 분야는 핵심 측근들이 지원하고 있다. 먼저 무역 담당의 상무부 부장엔 랴오닝(遼寧)성 성장을 역임한 보시라이(薄熙來)가 버티고 있다. 보 부장은 사람들이 고위 간부 자제를 일컬을 때 말하는 소위 '태자당' 출신이지만 성향은 매우 개방적이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중국이 실행해야 할 여러 단계를 주저없이 받아들이는 등 문호 개방에 앞장서고 있다. 2006년까지 늦출 수 있는 자동차 시장 개방을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실행키로 하는 등 취임 이후 적극적인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농업 분야의 3농 정책을 수행할 핵심 브레인은 후이량위(回良玉)부총리다. 회족(回族)출신이면서 전임 주룽지 총리와 현 원자바오 총리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1994년 경제가 낙후한 안후이(安徽)성 성장으로 부임한 뒤 농촌을 개혁한 실적이 중앙에서 크게 인정받아 현재의 농업 담당 부총리직에 올랐다.
민감한 금융정책은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맡고 있다. 그는 원 총리 라인으로 분류된다. 소신과 원칙을 분명히 하면서 이를 철저하게 지키는 스타일이다. 은행의 부동산 대출 억제 정책을 과감하게 펼치면서 찬사와 원망을 함께 듣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경제 브레인이었던 쩡페이옌(曾培炎)이 부총리로서 후진타오 시대의 경제 운용을 예의 주시할 것이란 점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