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DJP연합 허물기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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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휴일인 6일 가회동 자택에서 'DJP+4' 에 대한 대책 마련에 몰두했다고 한다. 5일 국회의장 선거에서 위력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李총재는 의장 선거 결과에 대해 "여당이 상생의 정치를 포기한 모양" 이라고 불쾌감을 내비쳤다. 한 측근은 " '인위적 정계개편은 없다' 는 김대중 대통령의 약속을 여권이 깼다는 게 李총재의 생각" 이라며 "반(反)이회창 연합전선에 李총재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고 전했다.

우선 李총재가 차기 대선의 선두주자임을 확실하게 부각하는 '대세론' 의 조기 확산이 검토되고 있다고 이 측근은 전했다.

李총재가 이달 말께 김영삼씨 등 전직 대통령을 차례로 방문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도 야당 총재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金전대통령의 중국 방문길에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을 보내 배웅토록 한 것도 상도동 방문에 앞서 분위기를 다져두려는 의미가 있다는 것.

李총재는 특보단도 개편할 방침이다. 새 특보단은 '차기 대선 프로그램' 을 짜는 임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李총재는 또 조만간 총재 경선 경쟁자였던 김덕룡(金德龍).강삼재(姜三載).손학규(孫鶴圭)의원과도 만날 생각이다.

의장 선거 패배 후 당내 비주류 일각에선 李총재와 주류측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李총재측이 의장 선거를 앞두고 자민련을 너무 홀대하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고, 조기 전당대회도 당 전력의 약화를 초래했다" 는 것이다.

의장 선거 직후 '희망연대' 소속 등 당내 초.재선 의원 50여명은 한 자리에 모여 "개원 국회를 졸속으로 이끈 당 지도부는 반성해야 한다" 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덕룡 의원 등과의 만찬 계획은 이런 이상기류를 가라앉히기 위함이다.

DJP연합을 허물어뜨리기 위한 대여 강공책도 계획하고 있다.

정창화(鄭昌和)총무는 "남북 정상회담, 선거법 위반자에 대한 검찰의 편파수사, 경제 현안 등을 조목조목 짚을 것" 이라며 "먼저 이한동'(李漢東)' 총리서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자민련을 교섭단체로 만들기 위한 시도는 어떤 일이 있어도 막을 것이며, 국회 파행은 물론 장외투쟁도 각오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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