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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대표단 인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5일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이 발표한 정상회담 특별수행원 24명 중 10명은 경제단체장과 대북투자 관련.이산가족 출신 기업인이다.

평양 정상회담이 경협과 이산가족 문제에 무게가 실릴 것임을 예고하는 인선내용이다.

◇ 대표단 짜임새〓부처.단체별로 평균 5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는 후문. 관심을 끈 특별수행원은 ▶사회단체 8명▶기업인 4명▶경제단체와 이산가족 기업인 각 3명▶학자.정당 각 2명 등. 여성계에서는 장상(張裳)이화여대 총장이 뽑혔다.

기업인 4명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금강산관광.개발)▶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소프트웨어 공동개발)▶구본무 LG회장(컬러TV 생산)▶손길승 SK회장(의류 임가공) 등 대북투자 기업인으로 짜였다.

3개 경제단체 중 중소기업협동조합은 정치활동으로 사퇴논란을 빚고 있는 박상희 회장 대신 실무책임자인 이원호 상근부회장이 선발됐다.

이북도민회 등 이산가족 단체, 새마을운동 관계자도 대상에 올랐으나 경제인 파워에 밀렸다.

종교계는 종교별로 대표 파견을 요구해 결국 아무도 못 가게 됐다.

한나라당의 경우 대표단 참여를 거부해 포함되지 않았고, 자민련은 당직이 없는 이완구 의원으로 결정돼 당내에 잡음이 일었다.

또 여성 배려가 적고 노동계가 소외된 점이 아쉽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경호.의전 담당자와 통일부의 회담진행 요원 등 일반수행원은 96명이다.

이희호 여사의 방북으로 막판에 의상.헤어스타일을 맡을 실무자가 추가됐다.

다만 李여사는 '퍼스트 레이디' 자격으로 방문해 수행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10명의 공식수행원 중 장관은 3명. 이들은 확대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배석한다.

당초 "나라 살림꾼은 집을 비울 수 없다" 던 이헌재 재정경제부장관도 평양에 가 대북 인프라 투자 등과 관련한 현장감각을 익히게 된다.

남북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정빈 외교통상부장관이 빠졌고, 북측 입장을 고려해 조성태 국방부장관도 제외됐다.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은 '대통령 외유기간 중 청와대를 지킨다' 는 관례를 깨고 수행단에 끼였다.

◇ 정몽헌.몽준씨 동반방북〓정몽헌(52.전 현대 회장)현대아산 이사와 정몽준(49.무소속)의원은 형제가 나란히 방북하는 행운을 얻었다.

대북 사업에 관한 한 현대가(家)의 건재를 과시한 것이다.

회담추진위는 지난주 현대사태가 심각해지자 몽헌씨를 방북단에서 빼는 방안을 한때 심각하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장 자격으로 방북하는 몽준씨는 5일 "방북시 아시안컵 축구대회(10월.레바논)와 내년에 열릴 세계청소년축구 남북단일팀 구성, 2002년 월드컵 분산개최 문제도 논의할 것" 이라고 밝혔다.

◇ 김대중 대통령 방북활동〓회담 관계자는 "대표단 명단을 통해 평양회담의 성격과 金대통령의 의중을 읽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특히 장치혁(고합 회장)전경련 남북경협위원장 등 이북 출신의 기업인 3명이 고향투자를 적극 모색할 것으로 알려져 북측과의 합의 여부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 朴통일부장관은 "이산가족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해 한적(韓赤)대표와 고향투자 기업인을 포함했다" 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金대통령이 평양의 우리 경협업체 방문도 점치고 있다.

金대통령은 평양체류 중 참모진 외에 문정인 연세대 교수와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에게 자문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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