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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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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백화점이나 명품 또는 프라이빗 뱅킹 분야에 한정됐던 'VVIP(Very Very Important People) 마케팅'이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VVIP 마케팅은 전체 소비층의 1~5%인 최부유층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을 말한다. 중산층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가 얼어붙자 돈 쓸 여유가 있는 최부유층으로 공략 대상을 옮긴 것이다.

먼저 골프를 치거나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들을 겨냥하는 경우가 많다. 마스타카드 코리아는 이달 말까지 전국 골프코스에서 마스타카드로 결제한 사람들 가운데 일부를 추첨해 박세리 선수와 라운딩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 회사 장윤석 대표는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가장 좋아하는 취미활동으로 골프를 꼽았다"며 "앞으로도 골프 마케팅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골프 고객을 노린 마케팅은 캐딜락.사브를 판매하는 SAG모터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서초전시장은 캐딜락.사브를 무상점검해줄 동안 전시장에서 기다리는 고객에게 프로선수를 초빙해 원포인트 레슨을 해준다. 이를 위해 수입차 전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실내 골프연습장도 만들었다.

씨티카드는 지난 6월 '씨티은행 아시아나클럽 마스터카드 플래티늄'을 출시하면서 해외여행 특전을 강조했다. 이 카드는 연회비가 13만원이나 되지만 해외여행 마일리지 적립 비율을 다른 카드보다 2배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씨티카드 관계자는 "사전에 VVIP 고객들을 설문 조사해 보니 해외여행 마일리지에 불만을 가진 경우가 많아 이를 차별화 전략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요리 강습도 VVIP들을 위한 서비스 수단으로 등장했다. GM 코리아는 씨티골드 멤버 등의 고액 자산가들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르 꼬르동 블루' 요리 강습회를 개최하고 있다. 르 꼬르동 블루는 프랑스 파리에 본원을 둔 100여년 역사의 세계적인 요리 전문교육기관이다. GM 코리아는 "흔히 접할 수 없는 고급 프랑스 요리 강습이어서 여성 VVIP 고객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샌들메이커 버켄스탁은 소수의 VVIP고객들을 위해 보석을 달고 모피를 씌운 샌들을 한정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일반 버켄스탁 제품의 5~6배인 40~50만원에 달하지만 판매 시작 한 달 만에 다 팔려 독일 본사에 재주문했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버켄스탁 관계자는 "20~30대의 패션에 관심이 많은 고소득층 여성들이 주 고객"이라며 "소장품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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