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스케이프 창시자 삶 그린 '뉴뉴씽'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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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1980년대 월스트리트가 그랬던 것처럼 90년대 후반기 실리콘 밸리는 세계 경제의 중심이자 변화의 원천이었다. 그 핵에는 넷스케이프 설립자 짐 클라크란 인물이 있었다.

언론인 출신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가 쓴 '뉴뉴씽-세상을 변화시키는 힘' (김승화 등 옮김.굿모닝미디어.1만원)는 클라크를 통해 본 인터넷 혁명의 역사적 사실과 최첨단 하이테크의 개척자 얘기를 담고 있는 책. 저자는 클라크의 기상천외한 발상과 행동을 통해 전통적인 사업 모델과 기존의 성공에 대한 정의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주려 한다.

스텐포드대 교수로 재직 중이던 클라크가 처음 실리콘 밸리로 진출한 것은 84년. 스텐포드 괴짜 졸업생들과 영화산업의 대혁명을 주도한 실리콘 그래픽스를 창업했다.

실시간 3차원 그래픽 칩을 개발해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에게 공급한 그는 영화를 통해 금세기 최고의 마술쇼를 펼쳐 보이며 일약 성공한 사업가로 떠오른다.

그러나 경영보다는 지속적인 변화를 갈망하던 클라크는 퍼스널 컴퓨터 시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변화를 두려워하는 조직원들의 반대에 부딪친다. 미련없이 회사를 떠난 그가 다시 설립한 회사가 넷스케이프다.

넷스케이프는 설립 넉 달 만에 기업을 공개하는데 그 이유가 엉뚱하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요트를 가지고 싶어 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프로그램 개발이 앞당겨졌고 넷스케이프 엔지니어들은 설립 1년 반 만에 백만장자 소리를 듣게 된다.

변화를 향한 본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인터넷 브라우저 사업을 독식할 것으로 예측한 그는 헬시온이란 미국 건강관리 산업 시장에 뛰어들었는가 하면 최근에는 돈을 주체 못하는 부자들의 재산을 관리해 주는 마이CFO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제 50대 중반에 접어든 클라크는 또 어디로 '뉴뉴씽' 을 찾아갈까 궁금하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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