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폼 고수들이 말하는 ‘알뜰 성탄 인테리어’

"한 달도 못가는 집안 장식에 지갑을 열기가 망설여 진다." 크리스마스를 앞 둔 엄마들의 작은 고민거리다. 이럴 땐 다 쓴 생활용품으로 눈길을 한번 돌려보자. 버리면 쓰레기지만 아이디어를 보태면 특별한 소품으로 재탄생된다. 솜씨와 아이디어가 부족하다면 인테리어 고수들의 비법을 전수받자. 손쉽고 알뜰하게 크리스마스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트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자

『혜나네 집에 100만 명이 다녀간 까닭은?』의 저자 김혜나씨(37·포장 디자이너)는 인테리어 파워블로거(혜나하우스닷컴·www.hyenahouse.com)다. 경력 12년 차. ‘리폼의 고수’로 소문난 김씨가 크리스마스 인테리어에서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트리다. 소품 하나로 그럴듯하게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기 때문. 김씨는 “시중에서 솔방울 트리를 구입하는 건 낭비다.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처치 곤란인 경우가 다반사”라며 “재활용품을 이용해 매년 색다른 트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귀띔해준 ‘재활용품 트리’는 두 가지. 첫번째는 ‘나무가지 트리’다. 나무가지에 트리 오너먼트와 꼬마 전구를 다는 것. 트리 오너먼트 역시 재활용품이다. 빈 캔의 바닥과 윗 면을 잘라내고 몸통 부분을 넓게 펴 새·별·나무 모양으로 자르면 된다. 또는 붉은 색감의 자투리 천이나 운동화 끈을 이용해 가지에 리본을 단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난 후엔 트리 오너먼트 대신 폴라로이드 사진·파스텔 톤의 단추·조화 등을 걸어두면 또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두 번째로 소개한 ‘벽걸이 트리’는 좁은 집이나 자녀방에 활용하기 좋다. 재료는 망가진 철사 옷걸이·큰 택배상자다. 옷걸이의 경우 꼬임을 풀어 길게 편 다음 펜치를 이용해 나무 모양으로 구부린다. 완성된 옷걸이 틀을 자투리 천으로 둘러준다. 택배상자를 이용할 때는 나무 모양으로 도안해 잘라내면 된다. 여기에 별 전구를 두른 후 벽에 고정시켜 걸어둔다.

작은 소품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기

주부 박정미(36)씨는 3년 전 ‘패브릭 재활용 대회’(레몬트리 주최)에서 우승한 경력을 지닌 인테리어 파워블로거(아이디어리포머 모즈모리·http://modsmods.com/70073184387)다. 지난 4월엔 『Let´s go DIY 봄·여름·가을·겨울』이란 책까지 출간해 ‘재활용의 달인’으로 불리고 있다. 박씨는 “트리가 없이도 빈 공간에 재활용 소품만 올려 따뜻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낸다”고 말했다. 빈 샴푸통·아이의 작아진 양말·병 뚜껑…. 그녀의 손을 거치면 모두 멋스러운 소품으로 변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박씨의 ‘재활용 소품’을 소개한다.

박씨의 ‘빈 샴푸통으로 만든 사람 모양 소품(사진)’은 선반·창틀·탁자에 올려두기에 좋다. 우선 빈 샴푸통을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준다. 색은 레드나 그린등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는 것을 고른다. 완성된 통 위엔 얼굴을 붙인다. 둥근 스트로폼이나 탁구공에 눈·코·입을 그린다. 철 수세미로 머리카락을, 작아진 아이 양말이나 자투리 천으로 목도리를 만들면 된다.

양초는 빠트릴 수 없는 크리스마스 소품이다. 특히 식탁 위에 올려두면 근사한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박씨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양념장 뚜껑과 자투리 나무로 양초 받침대를 만든다. 아크릴 물감으로 나무엔 어두운 브라운, 뚜껑엔 그린 또는 레드를 칠하고 나무 위에 뚜껑을 붙이면 완성된다. 여기에 양초를 올려두면 된다. 박씨의 투명한 술병을 이용한 장식품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소품이다. 같은 모양의 투명한 술병 다섯개를 준비한 후, 물감을 탄 물을 채우는 것이다. 이때 각각의 병에 레드·블루·그린·옐로우·오렌지 등 다른 색을 채운다. 여기에 꼬마전구를 넣어 병을 일렬로 배치하면 된다.

[사진설명]①파워블로거 김혜나씨가 주워온 나무가지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에 재활용 소품을 장식하고 있다.②박정미씨가 빈 샴푸통과 수세미를 이용해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품.

<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

< 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