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Start] 빈곤층 어린이에 '사랑의 진료' 예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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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당서울대병원 직원들이 병원 로비에 설치된 ‘We Start’운동 성금 모금함에 정성을 보태고 있다.

분당 서울대병원이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을 돕기 위한 'We Start'운동의 성금 마련을 위해 사랑의 동전모으기에 나섰다. 이와 함께 병원측은 'We Start'운동본부가 펼치는 아동 종합복지 네트워크인 'We Start'시범마을이 성남시에 조성되면 해당 지역 어린이들에게 의료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비록 100원.500원짜리 동전이지만 아이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성남시 분당 서울대병원의 김숙진(35.여)간호사는 출퇴근할 때마다 손에 잡히는 동전을 병원 1층 로비에 설치된 We Start 성금 모금함에 넣는다.

1층 안내 데스크에서 일하는 김 간호사는 "한닢 두닢 쌓인 동전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랑의 동전을 모으자고 제안한 사람은 강흥식 원장이었다. 강 원장은 "시범마을이 성남시에도 조성된다는 소식을 듣고 임직원들이 작은 정성을 보태는 한편 의료봉사 활동도 검토키로 했다"고 말했다.

'사랑의 동전'모으기 성금함은 지난달 23일 병원 로비와 주차장.구내 식당 등 11곳에 설치됐다.

병원 측은 성금함 옆에 가난 대물림을 끊기 위해 아이들에게 공정한 교육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자는 We Start운동의 취지를 설명하는 안내 게시판을 놓았다. 사내 온라인망과 방송을 통해서도 '한 닢 동전 사랑'의 의미를 알리고 있다.

성금함이 설치되자 호응은 뜨거웠다. 커피 한 잔 값을 아껴 매일 500원을 내는가 하면, 아예 담배를 끊고 성금을 내는 직원들도 있다.

입원 환자와 내방객들도 정성을 보태고 있다. 당뇨 증세가 악화해 입원한 이모(52.여)씨는 "십시일반의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 의료인들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며 성금을 냈다.

지금까지 한달간 모인 성금은 200여만원. 간혹 1만원권 등 지폐도 들어 있지만 대부분 동전이다.

모금 활동을 맡은 기획조정실 박종진 팀장은 "전체 직원 1200여명이 1주일에 500원씩 보태 연말까지 1000여만원을 모으는 게 목표"라며 "성금은 모두 We Start 운동본부에 기탁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개원한 분당서울대병원은 자선 바자 등을 통해 모은 기금으로 매년 저소득층 환자 100명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 성금모금=We Start 운동본부는 국민은행(815601-04-025882, 예금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6개 은행의 계좌로 매달 1004원씩을 자동 이체하는 '1004 모금 캠페인'을 하고 있다. 자동응답전화(ARS:060-705-2004)를 이용하면 한 통화에 2000원의 정성을 보탤 수 있다. 02-318-5003~4.

성남=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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