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안양 이영표 "워밍업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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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초롱이' 이영표(23.안양 LG)의 팬클럽 이름은 '매직 드리블' 이다. 건국대 정종덕 감독이 한눈에 반해 그를 스카우트했을 정도로 현란한 드리블을 자랑한다.

이영표는 드리블 능력을 인정받아 국가대표로 뽑혔으며, 프로 드래프트에서도 1순위 1위로 안양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이는 거칠고 경기 템포가 빠른 프로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이의 드리블은 때로 팀의 공격 흐름을 지연시키고 역습의 빌미를 주는 '이적행위' 가 되기도 했다.

안양 조광래 감독은 궁리 끝에 이의 활용 폭을 넓히기로 했다. 드리블 기회가 많은 윙백과 수비력.기동력을 살릴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를 겸하게 한 것이다.

지난 21일 수원 삼성전에서 조감독의 용병술은 멋지게 들어맞았다. 전반 중반까지 수원은 고종수.장지현 등이 중원을 장악하며 안양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선취골을 빼냈다. 그러나 왼쪽 윙백을 맡던 이영표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기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는 자물쇠 수비로 수원 공격의 핵 고종수를 꽁꽁 묶었고 마라토너 같은 기동력을 바탕으로 공수에 적극 가담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결국 최용수.정광민의 골로 안양은 힘겨운 역전승을 거뒀다.

안양 조감독은 앞으로 드리블뿐 아니라 기동력.수비력을 갖춘 이에게 상황에 따라 포지션을 맡

길 계획이다.

이는 "드리블에 자신이 있어 공격기회가 많은 윙백 자리가 편하다" 며 "그러나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느 위치에서든지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신인임에도 팀의 부주장인 이는 주장 김귀화가 출전하지 못할 경우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선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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