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까지 따진 생산 효율성 알려주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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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호 26면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여야 할지를 놓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입장 차이가 크다. 선진국은 개도국도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나서달라는 주문이고, 개도국은 그간 온실가스를 많이 뿜은 선진국이 더 많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돈이 보이는 경제 지표 - 녹색 총요소생산성(그린 TFP)

온실가스 감축에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성장을 희생하기 싫어서다. 환경에 신경을 쓰다 보면 생산 비용이 더 들게 된다. 환경까지 고려해 생산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지표가 녹색 총요소생산성(Green Total Factor Productivity·그린 TFP)이다.

생산의 3요소는 노동·자본·토지다. 노동 투입량을 늘리고 자본을 늘리면 생산이 늘어난다. TFP는 노동이나 자본 등 전통적인 생산 요소 투입으론 설명할 수 없는 생산성을 따져보는 지표다.

TFP는 국가·산업, 혹은 기업의 기술 수준을 의미한다. 똑같은 노동과 돈을 들여도 생산의 양과 질에 차이가 나는 것은 기술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린 TFP는 여기에 환경 요소까지 더한 것이다.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필요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포함한 것이다. 서울대 국가경쟁력연구센터 김동구 연구원은 “그린 TFP는 1970년대 말 유럽을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됐다”며 “최근 녹색 성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식경제부와 서울대·한국생산성운동본부가 국내 산업별 그린 TFP를 계산해 봤더니 1995~2000년 제조업의 TFP는 8.5% 증가했지만, 그린 TFP는 6.8% 증가에 그쳤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그만큼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다는 얘기다. 2000~2005년에는 제조업의 TFP와 그린 TFP 증가율이 각각 4.5%, 4%였다. 2000~2005년 기준 그린 TFP 증가율은 TFP에 비해 산업별로 각각 0.1~0.5%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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