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심청전'도 세계무대 겨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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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김자경오페라단(단장 박상열)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문화축전을 겨냥한 작품으로 김동진(金東振.87)의 오페라 '심청전' 을 개작해 내년 5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판소리 '심청가' 를 토대한 이 오페라는 작곡자가 성악가들에게 전통 창법의 요소를 도입하도록 유도하는 '신창악(新唱樂)' 개념을 도입한 것.

국악의 장단과 가락이 전편에 걸쳐 흐르지만 서양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오케스트라 반주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내년 선보일 작품은 국악관현악을 동반하는 편곡으로 꾸며진다. 세계 무대에 '우리 음악' 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것.

작곡은 물론 오페라와 국악.양악 관현악단 지휘 경험이 풍부한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임평룡(林平龍.47)씨가 이번 국악관현악 편곡과 지휘를 맡았다.

그는 73년 서울대 국악과 재학중 동아음악콩쿠르에서 국악.양악 작곡 부문에서 동시에 1위 입상한 그는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대에서 지휘를 전공했으며 95년과 99년 피텔베르크 국제심사위원을 맡아왔다. 임씨와 김자경오페라단의 인연은 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84년까지 김자경오페라단 합창지휘자로 활동한 그는 오스트리아 유학 후 귀국해서도 87년부터 2년간 오페라 지휘를 맡았다.

그는 "전통 창법을 도입한 오페라 아리아에는 국악관현악단 반주가 잘 어울린다" 며 "중저음역의 지속음을 내는 악기 보강을 위해 대해금(大奚琴)을 첨가했고 타악기 위주에서 탈피해 새로운 편성을 선보이겠다" 고 말했다. '심청전' 은 73년 경희대 오페라단이 초연한 후 개작돼 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무대에서 올랐고 91년 다시 수정돼 93, 94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상연된 작품이다.

작곡자 김씨는 평양 숭실학교 졸업반 시절 이동백 명창이 이끄는 창극단이 공연한 '심청가' 를 듣고 감명을 받아 작곡을 구상해왔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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