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꽃게 어획량 격감…주민 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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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꽃게가 안잡혀 꽃게 축제도 못 열게 됐어요. "

서해안의 명물인 꽃게 구경하기가 힘들다. 성어기(3~6월)를 맞았지만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다. 이로 인해 해마다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리던 꽃게 축제도 취소됐다.

수협 충청지회에 따르면 올들어 꽃게가 주로 잡히는 보령.서산 위판장을 통해 판매된 꽃게량은 3만kg 정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7천여kg에 비해 크게 줄었다.

보령수협 위판장에서 요즘 거래되는 꽃게량은 20kg 정도로 지난해 같은 시기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어민 김현상(54.태안군 근흥면)씨는 "꽃게철에 꽃게가 씨가 마른 느낌" 이라며 "일 주일에 1~2차례씩 출어를 해봤자 빈배로 돌아오다 보니 이제는 생계마저 걱정된다" 고 말했다.

이로 인해 꽃게 값도 치솟아 지난해 이맘때 kg당 2만5천원에 거래되던 산지 꽃게값(소매)이 최근 3만5천원을 웃돌고 있다.

꽃게가 잡히지 않자 대천해수욕장번영회는 해마다 지역 특산물인 꽃게를 주제로 해마다 열던 축제를 올해는 취소했다.

꽃게가 잡히지 않는 것은 최근 충남 서해안 수온이 11.9도로 예년보다 0.5도가 낮아 꽃게 서식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바다오염과 남획 등으로 어장이 황폐화하고 있는 것도 꽃게가 보이지 않는 원인으로 보인다.

대산지방 해양수산청 어촌지도사 이진성(54)씨는 "어류는 수온 변화에 민감하다" 며 "수온이 낮아져 해마다 이맘때쯤 산란을 위해 북상하던 꽃게의 활동이 둔화된 데다 산란기 어류를 마구잡아 어족이 고갈돼 서해안에서 꽃게가 잡히지 않고있는 것같다." 고 말했다.

보령〓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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