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실밥도 108개 번뇌도 108개 … 그 인연이 만든 월정사 야구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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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야구공의 108개 실밥과 불교에서 중생이 가지는 온갖 번뇌인 108 번뇌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는 사회인 야구팀 ‘만월(滿月)야구단’을 최근 창단했다고 9일 밝혔다.

단원은 23명인데 대부분 불자이거나 불교와 연관이 있는 이들로 2명의 스님을 포함해 교수, 전 프로골퍼, 한의사 등 직업이 다양하다. 만월야구단의 구단주는 정념 주지, 단장은 강릉시장애인복지관 사무국장 지명 스님, 감독은 전 경남고교 야구감독 출신으로 월정사 단기출가학교 출신인 자각거사 박기일씨가 맡았다. 야구단의 이름은 정념 주지가 지었다. 월정사 적광전 뒤편에 있는 만월산에서 따왔다. ‘만월이 둥근 야구공 모양인 데다 보름달처럼 즐거움 등 모든 것이 가득하라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야구광인 지명 스님은 “야구와 불교가 큰 연관이 없는 것 같지만 야구공의 108개 실밥과 108 번뇌를 생각해보면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같은 숫자를 매개로 야구와 불교가 동질의 깨침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처음에 10명 내외로 야구단을 만들어 연습을 시작하자 동참하겠다는 참여 신청이 잇따라 현재 23명이 됐다. 사회인야구협회에도 등록했다. 매주 일요일 한 차례 강릉 노암초교 운동장에서 연습을 해 실력을 쌓고 있는 만월야구단은 사회인야구 리그에 참여할 계획이다. 월정사는 그동안 스님들이 천주교 신부들과 족구대회를 개최한 것을 비롯, 지역의 화합을 위한 축구 및 족구 대회를 만들어 직접 참가하는 등 활발한 스포츠 활동을 해왔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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