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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YS회동에 대한 이회창 총재 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0일 DJ-YS 회동(9일)에 대해 말을 아꼈다.

보고는 받았지만 별 말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회동 전날인 8일에도 "두 분이 그냥 저녁이나 함께 하는 것 아니겠느냐" 고 짐짓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러나 李총재가 내심 경계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군데서 감지됐다.

한 핵심 측근은 "李총재는 이번 회동이 만약 '3金 복원' 이나 정계개편의 시도라면 엄청난 여론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고 있다" 고 전해 회동에 대한 李총재의 관심을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이 측근은 또 "李총재는 여야 영수회담 이후 청와대가 보여주고 있는 일련의 행태에 상당한 불쾌감을 갖고 있다" 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화합의 정치를 말하면서, 뒤로는 반(反)이회창 세력의 결집을 꾀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는 이유에서다.

李총재는 그러나 여권의 의도가 보다 구체화할 때까지 일단 기다린다는 생각이라고 한다.

한 고위 당직자는 "어떤 경우에도 한나라당이 먼저 나서 총선 민의인 양당구도를 깨지는 않겠다는 게 총재의 생각" 이라고 소개했다.

이 당직자는 "여권이 '이회창 대 반 이회창' 구도로 정치판을 짜려 한다면 우리로선 불리할 게 없다" 며 "저쪽의 의도가 드러난 다음에 대응해야 명분을 얻게 된다" 고 주장했다.

다만 李총재는 YS에게는 계속 유화 제스처를 보낸다는 방침인 것 같다.

李총재의 측근은 "DJ와 달리 YS는 한나라당의 전 총재 아니냐" 고 했다.

그는 "YS에게는 충분한 예우를 하는 게 영남권 민심을 안으면서 동시에 YS의 보폭을 제한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이라고 말했다.

결국 여권이 정계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되 YS가 이 흐름에 가세하는 것은 막아 보겠다는 게 李총재의 구상 같다.

DJ-YS에 대한 분리대응인 셈이다.

이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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