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변형’ 주제로 한 제 27회 대한민국패션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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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제27회 대한민국패션대전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은 고영지씨 작품.

‘변신 로봇처럼 모양이 바뀌는 옷’. 2일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에서 열린 27회 대한민국패션대전의 주제는 ‘트랜스포밍(변형)’이었다. 전체 응모자 650명 가운데 이날 본선에 진출한 29명은 코트에 달린 모자를 떼면 가방이 되거나, 외투 단추의 여밈 방법에 따라 전체 모양이 달라지는 등 독특한 아이디어의 옷들을 선보였다.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은 고영지(29·홍익대 대학원 의상디자인학과)씨는 ‘또 다른 시선’을 주제로 두 벌의 옷을 출품했다. “일상에서 사물을 볼 때 관점에 따라 같은 것이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는 설명이다. 천연섬유인 면과 합성소재인 폴리에스테르를 부분부분 섞어 제작된 고씨의 의상은 ‘속옷과 겉옷이 묘하게 조화를 이룬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패션 업계에서 통하는 ‘란제리 패션’이란 ‘속옷처럼 보이는 겉옷’을 말한다. 반면, 고씨의 옷은 브래지어나 내의가 아닌, 티셔츠처럼 안에 받쳐 입은 속옷이 외투 밖으로 뻗어 나와 겉옷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심사위원장인 신성통상 장형태 상무는 “외투의 모양을 변형하는 데 쓴 고무줄 소재의 탄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에 의상 변형이 매우 자연스러웠다”며 “외투와 속옷이라는 개념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도록 한 표현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장 상무는 또한 “대회의 주제가 ‘변형’인 만큼 창조성과 기능성이 잘 조화된 출품작이 많이 눈에 띄었다”며 “아이디어는 물론 상업화까지 고려한 의상도 많아 완성도가 꽤 높았다”고 전체 심사 평가를 밝혔다.

금상(국무총리상)은 윤학모(25·SADI)씨가 수상했다. 윤씨는 부직포처럼 보이는 ‘울 펠트’를 주로 이용했다. 윤씨의 실루엣을 크게 과장한 울 펠트 코트와 또 다른 작품인 실크 재킷은 심사위원들로부터 “상하의 강렬한 볼륨 대비가 인상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상 수상자인 고씨는 상금 500만원과 패션비즈니스 지원금 1500만원 등 총 2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상위 입상자인 고영지씨와 윤학모씨에게는 부상으로 프랑스의 패션학교 ‘에스모드 파리’ 또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마랑고니’에서의 1년 유학 기회도 주어졌다. 대한민국패션대전은 한국패션협회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 한국 섬유산업연합회가 후원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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