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표창 받은 환경미화원 주천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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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무허가 건물에 어렵게 살면서도 소년.소녀가장을 13년간 보살펴온 환경미화원이 아동복지 유공자로 뽑혀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소년소녀가장들이 꿋꿋하게 성장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보람인데 막상 큰 상을 받고보니 부끄럽고 쑥스럽습니다."

4일 보건복지부로부터 표창을 받은 충북 충주시의 환경미화원 주천운(朱天運.57.충주시연수동688의4.사진)씨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날 대통령상 수상자는 모두 6명으로 나머지 5명은 아동복지시설 운영자다.

朱씨는 1987년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면서 소년소녀가장을 돕기로 마음먹고 3명과 자매결연을 맺었다.

어린 가장들을 보면 첫돌 때 부모를 여의고 할머니 품에서 자란 어린시절이 떠올랐던 것.

朱씨는 이들에게 매달 박봉을 쪼개 3만원씩의 후원금을 보냈다.

그가 지금까지 돌봐온 아이들은 모두 12가구에 18명. 후원금만도 1천만원에 이른다.

朱씨는 새벽 3시부터 오후까지 격무에 시달려리면서도 이들의 집을 방문, 따뜻한 정담을 나누며 친부모처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때로는 집수리도 해줬다.

또 90년 1월부터는 연수동 임대아파트의 장애인 16명에게 다달이 라면 1상자씩 전달하는가 하면 장애인 시설에도 매달 10상자의 라면을 지원했다.

광산과 연탄공장에서 일하다 85년 미화원 일을 시작한 朱씨는 5년 전부터 위장병을 앓아왔지만 직무에도 충실해 결근하는 법이 없없다.

朱씨는 남매를 모두 결혼시키고 부인 이성자(李成子.56)씨과 12평짜리 무허가 주택에서 살고 있다.

그는 "오는 12월 정년퇴직하면 신앙봉사에 전념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충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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