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후속편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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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제주 4.3사건.인혁당사건.동백림사건 등 우리 현대사의 의문점을 파헤쳐 호평받았던 MBC 다큐멘터리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가 다시 제작된다.

MBC교양제작국 김윤영 국장은 27일 "15편의 '이제는 말할 수 있다2' (가제)를 준비해 오는 6월 11일부터 방송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이제는…2' 의 기획을 맡은 정길화 특임CP는 "지난해 12월 종영 직후부터 '계속하자' 는 의견이 제작진 안팎에서 나와 올해 1월부터 준비에 들어갔다" 고 기획배경을 설명했다.

이른바 '475' 또는 '386' 세대에 속하는 중견PD 6명으로 구성된 제작진은 현재 네 가지 방향에서 방송주제를 검토 중이다.

6.25와 관련해서는 양민학살.보도연맹.세균전 의혹, 남북문제로는 5.16직후 남파됐다가 사형당한 간첩 황태성 사건과 1990년대초 영변 핵발전소 위기 등을 다룬다.

국제관계 문제로는 80년 12.12사건부터 1987년 6.29선언이 있기까지 미국의 역할, 한미행정협정과 미군범죄, 한.일 국교정상회담 당시의 '김종필.오히라 메모' 의 내용, 인권.사회문제로는 전태일 분신 사건과 재일교포 학생간첩단 사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해 기획단계에서 검토하다 결국 채택하지 않았던 김대중 납치 사건도 다시 아이템 대상에 올랐다.

정CP는 "정치적인 오해의 소지가 있어 그만두었던 것인데 이제 총선도 끝난 만큼 시기적으로 적당하고 본다" 고 말했다.

6.25나 80년대 정치상황과 관련해서는 최근 기밀 해제된 미국정부 보관문서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Untold Story' 라는 영문제목도 만들었다.

정CP는 "이런 주제를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80년대와 달리 지금은 소재주의.구호주의 극복이 제작진의 과제" 라며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고 깊이 있는 해석을 곁들이는 데 주력하겠다" 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는…2' 는 일요일 심야시간대에 편성될 예정이어서 'MBC의 공영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는 기획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힘들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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