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교수 성향분석 문건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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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등록금 투쟁과 관련, 학생들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성균관대 본관 건물에서 이 대학 교수.교직원 1백여명에 대한 정치성향과 학내외 활동 등을 자세히 분석해 놓은 문건이 발견돼 파문이 일고 있다.

성균관대 대학원.학부 총학생회는 18일 "본관 출입구를 봉쇄하기 위해 집기를 옮기던 중 법인 사무국과 총괄지원팀 사무실에서 교수.교직원들의 정치성향과 성격, 대내외 경력 등을 기록한 문서를 발견했다" 면서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학생회측은 "이 자료는 대학측이 일부 교수들을 '문제 교수' 로 분류해 놓고 일일이 동향을 적어놓는 등 상시 감시해왔음을 보여주는 증거" 라고 주장했다.

A4용지 크기 40여쪽 분량인 이 자료에는 1백여명 가운데 현 총장인 심윤종(沈允宗)교수를 비롯한 40여명을 문제 교수로 분류, ▶학내 소속계파▶시국사건 연루 여부▶대정부 비판 활동▶대학내 평판 등이 개인별로 적혀 있다.

자료에는 또 교내 총장 선발 등에서 벌어진 알력 다툼과 교수들의 정치권 진출 노력, 유력 인사와의 교분 등의 내용도 들어 있다.

이에 대해 한 성대 관계자는 "교수들의 인사에 참고하기 위한 존안 자료일 뿐 사찰이나 감시 의도는 전혀 없었다" 고 말했다.

하지만 대학당국과 재단이사진 측은 본관 점거농성으로 학사행정 업무가 마비됐다는 이유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성탁.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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