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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도 쉬어가는 동강의 절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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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동강 한쪽에 병풍처럼 둘러선 산의 절경에 빠져 있노라면 갑자기 들리는 거센 물 소리. 선장은 연신 '좌현, 우현' 을 외치며 뒤에서 노를 키 삼아 방향을 조정한다.

몇십㎝ 밖에 안되는 난장이 폭포지만 그래도 긴장한 가운데 물소리는 점점 커지고, 어느새 첨벙 소리와 함께 튀는 물에 옷이 젖는다.

동강 래프팅의 계절이 왔다. 래프팅 업체들은 이달 초 동강 진탄나루(평창군 미탄면)에서 올 한해 무사를 빌며 고사를 지내고 시승회를 가졌다.

래프팅은 본래 급류를 타는 스릴을 즐기는 것이지만 동강은 물살이 그리 세지 않은 곳. 진탄나루에서 어라연 계곡을 거쳐 거운리(영월군 영월읍) 도착지까지 12㎞ 코스 중 급류가 흐른다고 할 만한 곳은 어라연 계곡 입구 등 3곳 정도다.

그러나 동강 래프팅은 강을 따라 이어진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어 지난해에만 15만명이 래프팅을 즐겼다.

30리 물길 내내 한쪽은 가파른 산세가 이어지지만 다른 쪽은 동글동글 자갈이 깔린 강변의 풍경이었다가, 소가 게으름을 한껏 피우며 천천히 밭을 가는 평화로운 농촌 풍경으로 변신을 거듭한다.

원앙.비오리 등이 강에서 부유하며 먹이를 찾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1박 2일 래프팅코스를 택하면 하방소.파랑새 절벽.황새여울 등 동강상류의 절경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장시간 노를 젓고 중간에 보트에서 내려 등산도 하게 코스가 짜여져 든든한 체력이 있어야 한다.

세시간쯤 물결을 따라 떠내려가며 가이드인 선장으로부터 동강에 얽힌 얘기를 듣는 것도 재밋거리. 옛날 정선 지역의 나무꾼들이 뗏목을 엮어 띄우면 동강을 거쳐 한양 마포나루까지 흘러갔고, 그렇게 나무를 파는 철이면 한꺼번에 큰 돈을 거머쥐어 '떼돈' 이라는 말이 나왔다는 얘기 등을 듣다 보면 무심코 노젓던 손을 멈추게 된다.

매주 일요일 서울에서 버스로 동강 래프팅을 떠나는 업체로는 태백산맥(02-3477-3114).우주레저(599-5887).훼미리클럽(0343-458-1379).대자연레저(02-400-0582) 등이 있다.

참가비 3만5천~3만9천원에 교통비.래프팅 비용.식사 한끼 등이 포함돼 있다.

준비물은 래프팅을 마친 뒤 갈아입을 여벌의 옷.

직접 차를 가지고 간다면 평창군 미탄면의 동강레포츠(0374-333-6600)에 래프팅 예약을 하면 된다. 3만2천원.

한국문화관광연구소(02-598-7444)는 매주말 1박2일 일정으로 정선군의 동강 상류지역에서 래프팅을 하고 전래 장터를 탐방하는 여행을 떠난다.

참가비 4만3천원으로 식사는 아침 1끼만 제공한다.

평창〓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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