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으로만 1만 배 수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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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니 한 파라마운트픽쳐스 수석부회장은 디지털 시대 새로운 마케팅 방식의 성공사례로 저예산 호러영화 ‘파라노말 액티비티(Paranormal Activity)’를 소개했다. 올 9월 개봉해 제작비의 1만 배 수익을 올려, 경이적인 흥행신화를 기록한 영화다. 박스오피스 모조닷컴에 따르면 1만5000달러 제작비에 11월 30일까지 1억700만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렸다. 지니 한은 “TV나 신문광고 없이 인터넷 블로그에서 입소문을 통해 스스로 홍보된 영화”라고 소개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제2의 블레어 윗치’로 불린다. 감독은 비디오 게임 프로그래머인 오렌 펠리다. 밤마다 정체불명의 소리에 지친 부부가 카메라를 설치해 소리의 정체를 찾는 과정을 소재로 했다. ‘블레어 웟치’처럼 심리적 공포를 자극하는 일종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원래 2007년에 발표됐다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작품의 저작권을 산 후 2년 만에 비밀리에 다시 제작됐다.

배급사 파라마운트는 극소수 극장에서 개봉하고 인터넷을 통해 관객이 원하는 지역에 영화 개봉을 확대해가는 일명 ‘시네마 민주주의’ 방식을 택했다. TV나 신문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블로그나 트위터, 마이스페이스닷컴 같은 소셜 사이트를 활용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공짜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처음엔 3개 극장에서 주 1회, 주말 밤 12시에만 영화를 상영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끼리 커뮤니티가 형성됐고, 웹사이트를 통해 개봉 신청을 받았다. 또 신청 100만 명 돌파 시 전국 개봉을 약속했고, 이것이 화제가 되면서 개봉 20일 만에 와이드 개봉에 들어갔다. 관객들은 이 과정에서 UCC를 제작하거나 개봉 축하파티를 열면서 작품 알리기에 적극 참여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는 올 부산영화제에서도 상영됐으며, 내년 1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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